어차피 넘어야 할 산
달러 때문일까? 가격은 또 밀려 $5,000 선이 무너졌다. 크게 밀린 건 아니지만, 이미 여러 차례 밀려 $5,000 선 가까이 근접한 상황이다. 조금만 밀려도 힘들었다. 지난 6일 전기동 가격은 전일 대비 -0.59% 하락한 $4,978.5에 마감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며, 다음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이야기가 힘을 받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도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3월에서 다음 달로 앞당겼다. 이는 앞에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예상을 크게 웃돌며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이다.
이 때문에 달러도 강세를 보이며, 원자재 시장을 흔들었다. 물론, 모든 상품이 그런 건 아니었다. 일단, 대표적인 비철금속인 전기동이 무너지며 $5,000 선 아래로 내려가긴 했지만, 하락 폭이 큰 것은 아니었다. 반면, 알루미늄, 아연, 납 등은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美 연준이 편하게 금리 인상을 결정 할 수 있는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바뀌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지만, 지금 상황만 보면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물론, 이에 따른 달러 강세로 대부분 원자재 상품들의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다.
이미 상당 기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하향 조정으로 내성도 길러진 상황이다. 하락세가 계속 지속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본다. 거기에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순차적으로 최대한 천천히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지난 전기동 하락은 달러 강세에 실망스런 독일 제조업 지표 결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을 낮게 본다. 오히려 하락이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것처럼 수급은 공급 과잉에서 공급 부족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최근 ICSG(International Copper Study Group)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구리 수급은 균형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며, 내년에는 약 13만톤 공급 부족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했던 올해 36만4천톤 공급 초과와 내년 22만8천톤 공급 초과라는 전망에서 대폭 수정된 것이다. 물론, 계속 언급한 것처럼 세계 10대 광산에서 생산 차질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이 전망 수정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거기에 Wood Mackenzie사는 장기 전망에서 2028년 1천만톤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기존 광산 증산과 신규 광산 개발이 대규모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연 생산량이 1백만톤이 넘는 유일한 광산인 칠레 Escondida 광산은 수십억달러 신규 투자에도 불구하고 품위 저하로 올해 생산량이 20만톤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그 외 El Nino, 기술적 문제, 전력 부족, 노사 분규, 광산 노후화 등 이유로 세계 동 광산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칠레 국영 Codelco사는 4천명 인원 감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가격 하락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하청업체 인원을 포함한 근로자 감축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약 400명의 관리자급을 해고했지만 이번은 현장 근로자가 주 감원 대상이며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도 생산량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로 인한 생산 차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Freeport사는 10% 인원 감축과 미국 및 칠레 광산 조업 중단을 발표했었다. Glencore도 아프리카 DRC 및 잠비아 광산에서 약 40만톤 생산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발 악재가 여전히 시장을 괴롭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모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행인 건 몇 차례 하락에도 전기동 가격이 지지선 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가격이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 9일도 그렇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방향을 못 정하고 있다. 공급에 대한 우려가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외적인 악재가 하락을 자극하고 있다. 결국, 9일 다시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커졌다. 종가 기준으로 $4,920 선 위에 멈춘다면, 다시 바닥 다지면서 올라올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하락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중국 현물 프리미엄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상승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한편, 최근 발표된 중국 무역지표 결과에 따르면 지표에 따르면, 중국의 비가공 구리와 구리 원재료 수입이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원재료는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한 1050천톤, 비가공 구리는 5.8% 증가한 23천톤이었다. 물론, 전월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이는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본다. 반대로 계절적으로 다시 수입이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전월 대비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전기동 레인지: $4,920~5,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