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르네상스, 요원(遙遠)하지 않다

조선업계 르네상스, 요원(遙遠)하지 않다

  • 철강
  • 승인 2015.12.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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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송규철 gcso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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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들 감산... 유가 반등
'선진국', '소비' 중심 경제 회복

 조선 빅3가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조선 빅3의 올 3분기 누적실적은 대우조선해양 4조5,310억원, 삼성중공업 1조5,320억원, 현대중공업 1조2,610억원으로 모두 합하면 7조3,240억원에 이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한 대우조선해양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임원을 15% 줄였고 부장급 직원 300여명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본사 사옥, 당산동 사옥, 마곡지구의 연구센터 부지 등을 매물로 내놓았고 자회사 에프엘씨는 최근 400억원에 매도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계열사 임직원들이 급여를 반납하고 있고 신규 시설투자 및 모든 행사는 중단됐다.

 삼성중공업은 작년부터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화성 사업장 부지와 건물을 300억원에 매각하고 임대해 쓰고 있다.

 조선업계의 내년 전망을 다룬 각종 지면에는 ‘암울’, ‘부정적’ 등의 단어들이 가득하다. 과연 조선업계의 르네상스(부흥)가 현재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일까?

  ◇ 유가 반등 가능성 높다

▲ 자료: 철강금속신문

-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생산 감축 시작

 올해 들어서도 유가 하락은 계속 되고 있다. 지난해 말 70달러 선이었던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현재(11월 30일 기준) 41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 국제 유가 추이(3대 유종)                                                                    자료: 한국석유공사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공급과잉’, ‘달러화 강세’, ‘세계 경제 침체’이다.

 계속되는 유가하락에도 산유국들은 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OPEC 12개 회원국들은 하루 3,157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 100만배럴 가량의 공급과잉을 만들고 있다.

 이 내막에는 ‘셰일에너지, 샌드오일 죽이기’와 ‘이란 길들이기’가 있다.

 탐사부터 시추까지 6개월 밖에 걸리지 않고 수압파쇄법(fracking) 등으로 채굴 비용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셰일에너지와 캐나다를 석유매장량 5위로 만들어버린 매장량에 수십미터만 파고들면 나오는 쉬운 채굴로 에너지 시장에 등장한 샌드오일은 산유국들에게 눈엣가시였다.

 이 눈엣가시를 제거하기 위해 최대 원유 생산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은 일제히 생산량을 늘렸다. 공급과잉으로 유가는 샌드오일 업체들이 겨우 이익을 낼 수 있는 60$ 선과 셰일오일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45$ 선을 뚫고 40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가 산유국들에게도 치명적인 만큼 연말 OPEC 정례회의를 앞둔 사우디 등 OPEC 산유국들은 곧 전체적이고 계획적인 생산 감축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OPEC에서 최다의결권을 가진 사우디가 자국에게 감산을 요구한 이란에게 충분히 가격결정력을 보여준 만큼 빠르면 내년 초 경제 제재가 풀릴 이란의 계획적 원유 생산을 위해서 더 이상 증산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생산 감축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의 경우에는 감산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사에 따르면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2014년 1월 1,400기에서 2014년 9월 1,600기로 증가한 이후 감소세에 들어서 지난 11월 25일에는 555기를 기록했다.

       ▲ 미 원유 시추기 수 추이                                              자료: 한국석유공사

 특히 지난 13주 중에는 11월 둘째주를 제외하고 12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셰일가스, 샌드오일 증산은 제한적

 유가 상승이 다시 셰일에너지와 샌드오일의 증산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셰일에너지의 경우 채굴에 쓰이는 수압파쇄법이 생산의 내부적 제한으로 작용한다.
 먼저 셰일에너지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은 채굴을 위한 물이 부족하다. 또한 채굴을 위해 쓰이는 물에 화학약품을 섞는데 이것이 지하수 오염문제로 논란이 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개발이 제한되고 있으며 수압으로 지층을 파쇄하는 작업이 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 적극적 생산에 제동을 걸고 있다.

 샌드오일도 고비용과 환경오염의 문제가 있다. 현재는 증기를 사용해 석유 성분을 모래에서 분리하고 있는데 이 증기를 만드는 비용도 높고 사용된 물을 정화하는 것도 까다로워 생산에 제약이 많다.

- 미 금리인상 선반영

 유럽, 일본의 양적완화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여론이 분분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는 ‘환차손과 경기 불안을 이유로 한 신흥국들로부터의 해외 자본 유출 시작’과 직결되기 때문에 신흥국 경제 회복과 유가 상승의 장애 요인이 돼 왔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이 올해 안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유가를 더 끌어내릴 것으로 예측되지는 않는다. 이미 달러화 강세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얘기로 현재 유가와 신흥국 경제에 선반영돼 있다는 분위기이다.

- 산유국들 정치적 불안도 영향

 지난 13일 저녁 발생한 파리연쇄테러로 세계 각국이 IS 괴멸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IS근거지인 시리아, 이라크에서 시작된 중동 불안은 예맨, 리비아, 튀니지 등 많은 산유국들로 퍼진 상태이다. 전쟁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문제도 완전히 진화된 상태가 아니어서 중동 불안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 상태는 결코 지속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지난 9월말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 때 일주일 만에 유가가 10%이상 반등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중동 불안은 단기적이지만 분명한 유가 반등 요인이다.

 이 외에도 에너지 시장을 개방한 멕시코는 정치 부패로 국가신뢰도가 낮고 모잠비크,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도 전력 수급 등 문제를 안고 있다.

  ◇ 선진국 중심 경제 회복

▲ 자료: 철강금속신문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2월 4일 발표될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5%(EU의 2015 실업률 추산치는 10.2%)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이다.

 10월 27만1,000명 증가를 기록했던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11월 20만명으로 그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고용지표 개선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분명한 회복세에 진입했다.

 올해 EU의 GDP 성장률은 불확실성 감소(그리스의 구제금융합의), 가계 소비와 수출의 견인으로 1.9%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0.1%, 2014년 1.3%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만하지만 분명한 회복세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목표 물가상승률 2.0%를 이루기 위해 추가 양적완화와 추가 금리인하(현재 -0.2%)를 표명한 바 있어 소비 중심의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올해 6.9%(GDP 기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많은 지면들이 중국 경제를 전망하며 ‘경착륙’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변화’라는 단어로 정정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지금 ‘중공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서비스’와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로 ‘변화’해 가고 있다. 2014년 중국 자영업 인구가 2013년 대비 3,000만명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중국의 경제 규모 11조2,199억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6.9%의 성장률은 결코 우려할 수치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11월 30일 한·중 FTA 국회 비준동의안이 통과되면서 연내 1차 대중국 관세 철폐에 이어 향후 20년 내 7,000개 이상 제품들의 관세가 철폐돼 수출 확대가 예상되며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실질 GDP 추가 성장만도 0.96% 수준이다.

 조선업계의 르네상스는 곧 온다. 유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원유운반선을 시작으로 LNG선, PC선, 컨테이너선들의 수주가 활발해질 것이다. 유럽 경제의 회복은 조선업계 최대 발주사들인 유럽선사들을 동면에서 깨울 것이고 한·중 FTA로 빗장이 풀린 중국도 최대 시장으로서 많은 선박들을 불러들이며 조선·해운업계의 활황을 이끌 것이다. 외부적 요인들을 주시하고 해양플랜트 설계 인력 양성, 기자재 국산화 등의 약점 보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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