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업계, 금호건설 사옥 앞 첫 집회 개시
주요 건설사·제강사 상대 순차적 집회 예정
“동반성장! 상생협력! 행동으로 실천하라!”
“철근가공 현실, 소통으로 해결하자!”
완연한 봄이 찾아온 3월 29일 오후 1시30분 즈음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 앞에서 어느 한 무리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생존을 위해 전국 각지서 한 데 모인 철근가공업체 사장들의 단체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철근가공업계는 29일 오전 11시 1차 임시총회를 시작으로 오후 1시 30분부터 금호건설을 상대로 한 집회를 개시했다. 집회에는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세현) 50여개 회원사 등 70여명이 참여했다.
정세현 이사장은 “가공업계는 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향후 집회와 납품중단을 앞두고도 두려움이 크다”며 “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은 이미 달렸다. 힘을 실어 주신 회원사들의 뜻을 존중하며 가공단가 인상을 위한 행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지난 28일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와 면담을 가졌다. 조합에 따르면 건자회 측은 가공업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4월말 예정된 건자회 총회까지 시간을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그러면서 향후 집회 일정과 납품중단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조합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가공업계는 조합을 대동해 오는 30일 12시에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3개사와 협상을 가지기로 했다.
정세현 이사장은 “제강사와 협상에서 가공단가 인상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라며 “납품 중단 시행은 협상 이후 추이를 지켜봐야하지만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납품 중단에 들어간다는 계획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4월 1일로 예정된 납품중단은 그대로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협상이 조합을 통한 공식적인 자리가 아닐뿐더러 제강사가 즉각적으로 가공단가 인상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절반 이상의 업체만 납품 중단에 참여해도 건설현장이 심각한 조업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일 납품중단에 20개 업체만 참여해도 약 400여곳 이상의 건설현장이 마비된다”며 “단기적으로는 자가가공이나 납품중단을 대비해 온 물량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건설사와 제강사의 피해규모도 상상 이상으로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공업계는 오는 4월 1일 오전 대우건설, 오후 롯데건설을 상대로 집회를 이어간다. 또한 4일 오전에는 현대제철, 오후에는 동국제강 인천공장, 5일 오전에는 대한제강까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