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철이야기⑥>펜촉에 스며든 만년필만의 매력

<생활 속 철이야기⑥>펜촉에 스며든 만년필만의 매력

  • 철강
  • 승인 2016.03.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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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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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만의 필기감을 선사하는 만년필

   이번 2~3월 졸업ㆍ입학 시즌에 선호되었던 축하선물을 살펴보면 불과 10여 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IT 기기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등극했으며 이들 기기에 사용되는 휴대용 대용량 배터리 같은 액세서리 제품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 세계 최초로 만년필을 만든 워터맨사의 제품(사진 출처 : WATERMAN)
  예전에 비해 손 글씨를 잘 안 쓰게 되어서 인기가 시들어지긴 했어도 만년필은 아직도 대표적인 졸업ㆍ입학 선물 중 하나이다. 만년필의 매력은 오직 자신 만의 필기감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몇 개 이상 꾸준히 만년필을 사용하게 되면 만년필 펜촉(Nib)이 사용자의 필압에 맞추어 마모되어 길들어지기 때문이다.

  몇 년간 꾸준히 사용한 만년필은 개인의 취향과 필압에 꼭 맞춰진 제품으로 변화가 되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만년필은 인생의 동반자라는 별칭을 듣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만년필에 빠져들게 되면 오디오, 카메라 등과 같은 취미처럼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마성을 지니는 것이다.

  만년필의 근원을 따지면 고대 이집트 문명 시대 깃털을 활용하던 때까지 올라갈 수도 있겠으나 현대식 만년필은 1883년 루이스 워터맨에 의해 발명되었다. 뉴욕에서 보험 외판원으로 일했던 워터맨은 계약 중 펜의 잉크가 흐르게 되어 계약을 망친 후, 잉크가 흐르지 않는 펜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실천한다. 워터맨의 만년필이 현대식 만년필의 시초라 불리는 것은 모세관 현상을 이용하여 잉크가 조절되어 흘러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기의 만년필은 잉크를 안약을 넣는 스포이드와 유사한 도구를 사용하여 넣었지만 1950년대 이후 출시된 만년필은 주로 컨버터와 카트리지 겸용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컨버터 방식은 스크류, 피스톤을 활용하여 잉크를 넣는 잉크 통을 펜 안에 넣는 방식이며, 카트리지 방식은 일회용 잉크통을 볼펜심 교체하는 것처럼 교환하는 방식이다.

  만년필의 펜촉은 보통 금(백금)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등으로 제작된다. 이들 소재가 사용되는 이유는 부식에 강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만년필에 사용되는 잉크는 산성이나 염기성 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성이 있고 부식에 강한 금이 최적의 소재로 판단되어 초기에는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만년필의 펜촉은 성질에 따라 경성과 연성으로 구분되고 메이커별로 표식이 다르기는 하나 굵기에 따라서 EF F, M, B(B로 갈수록 굵어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펜촉의 끝은 마찰에 강한 백금(Pt)족 원소로 처리를 하는데 백금족 원소는 주기율표 제 8족에 속하는 원소 중에서 루테튬(Ru), 로듐(Rh), 팔라듐(Pd), 오스뮴(Os), 이르듐(Ir), 백금(Pt) 등 6원소의 총칭이다.

  마펜촉의 끝단에는 내마모성이 강한 오스뮴 합금이 주로 사용되는데 오스뮴이 많은 것은 오스미리듐, 이리듐이 많은 것은 이리도스민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스뮴 합금은 내산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필기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로듐으로 펜촉 전체를 코팅한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금 펜촉을 대체하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보통 경성은 스테인리스로 만든 제품이 연성 펜촉은 14k 혹은 18k로 만든 제품이 사용된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펜촉에 채용한 제품들이 대거 등장하여 경매가로 20만달러 이상에 낙찰된 고가의 만년필도 있지만 2,000~5,000원대의 저가형 만년필도 출시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이종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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