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오강-우강 합병 추진, 국내외 영향은?

中 바오강-우강 합병 추진, 국내외 영향은?

  • 철강
  • 승인 2016.06.2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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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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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기업결합 아닌 화학적 결합 가능성 커
마케팅 네트워크 확대로 중국시장 점유율 과점 예상
中 구조조정 확대 도화선 기대...중국 시장 전략도 수정 필요

  중국의 국영 철강기업인 바오산강철(寶鋼)과 우한강철(武鋼)이 그룹 차원에서 합병을 포함한 기업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조강생산 2위와 6위 업체간 합병은 중국 철강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 정부가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국영 철강업체 간 합병에 무게감이 실리며 바오강과 우강의 합병설이 다시 거론됐다. 하지만 양사는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해왔다.

  그동안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합병은 물밑에서 오랜 기간 추진돼 온 것으로 파악돼 단순한 기업결합에 그치지 않고 인력 및 설비 조정이 뒷받침되는 화학적 결합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이미 계획된 시나리오?

  양사의 합병설은 지난 2004년부터 회자될 정도로 갑작스런 경우가 아니다. 당시에도 중국 정부는 4대 국영 철강기업의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을 검토했는데, 당시 우강그룹에 덩치린 회장이 취임하면서 화중, 서남지역으로의 기반 확장과 해외진출 등을 통해 합병을 회피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그러다가 2012년 이후 우강그룹의 경영실적이 악화돼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등기림 회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물러나고 바오강그룹 상장 자회사의 마궈창 대표가 우강의 CEO로 취임하면서 다시 합병 가능성이 언급돼 왔다.

  바오강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던 마궈창은 CEO로 취임하여 작년 말 50%의 임원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합병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인력문제를 선제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이와 함께 바오강그룹은 작년말부터 대재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지난 5월 24일에 그룹의 경영전략 방향을 대폭 수정한다고 밝혔다. 개별 자회사에 최대한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 국유자산, 투자 플랫폼 관리에 집중키로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양사 합병의 밑그림으로 그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양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철강시장에서는 양사 공동의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되어 합병을 준비 중이었다고 알려져 왔다.

  ■ 중국 구조조정 모범사례 될까?

  지난해 양사의 조강생산량은 바오강 3,490만톤, 우강 2,580만톤을 기록했다. 감산이 이뤄지기 전인 2014년 기준으로는 바오강 4,335만톤, 우강 3,310만톤이었다.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조강생산 6천만~7천만톤에 이르는 초대형 철강사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은 과거 중국에서 진행됐던 단순한 기업결합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양사의 물밑작업이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설비 및 인력조정이 수반될 것이란 얘기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의 이만용 박사는 "이번 합병은 물리적 결합보다는 화학적 결합의 특성을 보인다"라면서 "중국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양 그룹의 주인은 같다, 결국 중국 정부가 마련한 구조조정의 큰 틀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설비조정도 빠르게 이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박사는 "과거 국영기업인 안산강철과 판지화강철의 합병의 경우처럼 바오강과 우강은 각각 특화된 사업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면서 "설비조정이 이뤄지더라도 업역 확장, 재무건전성 개선 등 체질 개선과 함께 마케팅 네트워크가 확대되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산강철(鞍鋼)은 합병과 함께 판지화강철(攀鋼)을 바나듐강 생산에 특화한 제철소로 개편하여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남아 있다.

  한편 중국을 대표하는 철강기업인 양사의 합병은 향후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기업 외에도 지방정부 관할의 철강기업 또는 민영기업 간 통합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민영기업들의 자발적 재편이 한층 가속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은?

  바오강과 우강의 합병으로 중국 내에서 구조조정이 더욱 활발히 진행된다면 국내 철강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시황 회복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양사가 합병하면 주요 품목에서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이 독과점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자동차강판의 경우, 바오강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절반 수준인데 합병 이후에는 6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우강은 전기강판 시장점유율 60% 수준을 기록 중인데 바오강과 합병하면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도 중국에서 바오강이 철강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합병 후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지면 가격결정권 등 시장의 헤게모니를 완전히 가져갈 수 있게 되며 고급재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확보해 여타 업체들과의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경쟁구도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주력 제품인 자동차강판은 중국 현지에 생산 및 가공센터를 통해 공급하는 채널을 확고히 했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없을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자동차강판 시장은 바오강이 약 50%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를 포스코와 아셀로미탈, NSSMC, 안산강철(鞍鋼), 셔우두강철(首鋼) 등이 분점하고 있다.

  나머지 주요 품목 시장에서도 합병 철강사의 시장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국내 수출기업과 현지 진출 업체들도 향후 추이를 면밀하게 살피고 중국시장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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