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질주를 보여준 전기동. 지난 11일 전기동은 광란의 질주를 보여줬다. 10월 말부터 하락을 멈추고 상승전환 했을 때도 속도가 빠르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보여준 가격 변동성은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마치 금융위기 때를 보는 것 같은 가격 변동성이었다. 물론, 그런 악재가 다시 일어난건 아니다.
대외적인 변수만 놓고 볼 때 시장을 움직인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 다른 하나는 미국이다. 일단, 중국은 개선된 경제지표와 당국의 경기부양조치에 따른 수요증가 신호와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실제 전력 관련 인프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중국내 전기동 재고 흐름과 현물 프리미엄 흐름만 보더라도 전기동이 방향을 돌린 것은 충분히 이해간다. 하지만, 지금 수준까지 시장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미국. 그동안 악재로 여겼던 트럼프 당선이 호재로 작용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건 인프라 관련 정책이 향후 미국내 비철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실제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는건 사실이다. 출하예정물량이 크게 줄긴 했지만, 여전히 LME 전기동 재고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 주 상해 재고가 다시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거기에 중국내 전기동 현물 프리미엄도 급등 뒤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인 변수만 가지고 이 정도 수준까지 상승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수급이 급변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상승을 수급을 가지고 설명할 수는 없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지금의 가격 폭등 뒤에 투기적 자본이 있다고 보았다. 10월 말부터 투기적 자본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런던과 뉴욕 거래소 모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LME Money Manager 포지션이 지난 25일 기점으로 매수쪽으로 방향을 튼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지난 4일까지의 고객 유형별 포지션 변화). 뉴욕거래소 CFTC 보고서에도 매도가 줄고, 매수가 증가하면서 투기적 순 포지션이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다.
거기에 알고리즘을 통한 시스템 트레이딩 물량이 쏟아졌고, 가격 트리거(trigger)가 작동되면서 옵션 물량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을 폭등시켰다. 또한, 중국내 트레이더들도 여기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급등 뒤 차익실현 반대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일대비 하락 마감했다. 때문에 가격이 지난 11일처럼 단기간에 다시 $6000선을 밟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