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트럼프를 호재로!"..인프라, 중국견제 등 전략적 활용해야

[트럼프 취임]"트럼프를 호재로!"..인프라, 중국견제 등 전략적 활용해야

  • 철강
  • 승인 2017.01.20 09:46
  • 댓글 0
기자명 곽정원 jwkwak@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20일(현지시간)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럼프 무역정책이 베일을 벗게되는 날이다.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아메리카 퍼스트'로 요약할 수 있다.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내세워왔고 중국과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우리 철강 무역에도 상당 부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트럼프가 미국 인프라 재건에 1조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내건 공약 등은 우리 철강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보호무역주의에는 현지화로 대응하려는 우리 기업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 트럼프 공공인프라투자 확대 공약..우리 철강업계에도 호재

  트럼프는 향후 10년간 공공인프라(SOC·사회간접자본) 구축에 1조달러를 투자해 경제 활성화 및 고용 확대를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통신인프라·운송·건설기자재 분야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단번에 국내 강관업계는 미소를 지었다. 트럼프의 공약이 의회를 통과할 때 금액이 일정정도 감액되는 것을 고려해도 강관업체들은 수익 개선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봤다. 강관은 교량 건설, 공항 터미널 확장, 건축 등에서 수요가 다양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KOTRA)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 공공인프라 시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는 임기 초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로부터 초당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인프라 투자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인프라 건설은 곧 철강, 기계 및 기자재 시장도 수요가 확대로 이어진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역성장했던 북미 철강 시장은 올해 2.9%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원유시추 장비, 터빈, 발전설비 등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프라사업에 미국 기업의 참여를 우선하는 바이아메리카(Buy America) 규정이 강화될 조짐이 보이는 만큼 현지화 노력이 요구된다. 코트라는 "현행법상 바이아메리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설계·시공·유지보수 등 건설서비스 부문에 대한 참여가 요구된다"며 "아직 우리기업의 경쟁력은 낮으나 관련 현지기업 M&A, 전문가 채용 등으로 기술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보호무역주의에는 현지화 대응..중국 견제 효과도

  철강업계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미국이 중점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은 중국이며 세계 철강시장 큰손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으면 오히려 한국 업체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세아제강이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11월 미국 휴스턴 OMK튜브사와 튜블라사의 자산인수 계약서에 최종 서명했다. 세아제강은 보호무역을 극복하고 북미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미국 현지 공장 인수를 검토해왔다. 이번 인수로 세아제강은 미국 현지에 OCTG완제품 생산체제를 구축한 최초의 한국 강관기업이 됐다.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함으로써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고 납기와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E&P(석유개발)사업 본사를 이달 미국 휴스턴으로 이전했다. 미국 현지 자원개발 사업을 보다 강화하면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차원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올해 석유개발을 포함해 화학과 배터리 사업 분야 등에 최대 3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트럼프는 시추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석유 및 가스용 강관 부지 선정 등 미국 내 에너지 생산 규제를 축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프레스턴 프레스턴사 대변인 폴 비비안은 "트럼프는 오바마보다 더 산업친화적"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러한 트럼프의 대선 공약인 전통에너지 산업 활성화와 가스 공급 확대 및 수출정책 등에 적극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우리 철강업계는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정책 향방을 예의주시 하고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미국의 인프라 확충에 따른 철강 수요 회복 기대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더이상 불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우리 철강업계가 트럼프의 정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트럼프 정부의 자국우선주의 정책의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정부가 우리 철강업계에 태풍이 아닌 훈풍이 될 수 있도록 전략 설정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