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철이야기>강철로 만든 피사의 사탑
<생활 속 철이야기>강철로 만든 피사의 사탑
  • 방정환
  • 승인 2017.01.2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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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캐피탈 게이트 빌딩'...총 1만3,200톤 철강재 사용

  이탈리아 서부 토스카나 주에 있는 피사의 사탑은 기울어진 탑으로 유명하다. 1173년 팔레르모 해전 승리 기념으로 착공 시에는 수직이었으나 1178년 공사도중 처음으로 탑이 기울어진 것이 발견되어 공사를 중단하였다. 이후 1272년~1278년, 1360년~1372년 등 3차에 걸쳐 탑 건설을 재개하여 사탑을 완성하였다.

  높이가 55m에 이르는 피사의 사탑은 총 297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졌으며 바깥 지름은 15.5m이고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탑의 무게는 1만4,453톤에 이른다.

  피사의 사탑이 기울어지게 된 원인은 지반침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진흙, 고운 모래 및 조개껍데기 등으로 구성되어 상대적으로 토질이 부드러운 남쪽 부분에 지반 침하가 발생하여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탑이 기울어지면서 남쪽 지반에 대한 하중이 더욱 커지게 되어 침하가 더 진행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1935년부터 남쪽 지반 보강을 위하여 지하수가 지반을 부드럽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약품을 주입하여 사탑 주변으로의 지하수 유입을 방지했고 이후 몇 차례 보수 공사를 하였는데 결국은 1960년대부터는 국제 사회에 공개적으로 사탑이 더 이상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하도록 기술적인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1990년부터는 안전상의 문제로 아예 사탑의 공개를 금지하고 최종적으로는 북쪽 지반을 제거하는 공법으로 사탑이 더 이상 기울어지는 것을 막는 노력을 하였다. 10여 년간의 보수작업 끝에 2001년 피사의 사탑은 일반인들에게 다시 공개됐는데 사탑의 기울어짐 현상은 여러 차례의 보수공사로 일단 그 진행을 멈춘 상태이고 현재 기울기 각도는 약 5.5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튼 피사의 사탑은 기울어진 외관 때문에 매년 세계인의 방문을 받는 관광명소가 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세워진 건물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아부다비에 위치한 ‘캐피탈 게이트 빌딩(Capital gate building)’이다.

▲ UAE 아부다비에 세워진 ‘캐피탈 게이트 빌딩'. 스테인리스스틸을 사용하고 기울어진 건물 모양 때문에 '강철로 지어진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운다.

  높이 160m, 총 35층으로 설계된 캐피탈 게이트 빌딩은 12층까지는 지상에서 똑바로 수직으로 상승을 하지만, 이후 13층부터는 30~140cm 앞으로 나가서 지상에서 18도 기울어진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다국적 설계그룹인 RMJM사가 디자인한 ‘캐피탈 게이트 빌딩은’ 사막 도시의 발전과 함께 진화를 의미하는 횃불을 형상화하여 설계되었고 한다. 2007년 9월부터 착공한 이 건물은 기울어진 경사에 의해 발생하는 하중을 견디기 위하여 지하 20~30m 깊이에 파일(pile) 490개를 박아서 시공하였다. 다이아그리드(Diagrid)구조로 설계되어 철강재가 총 1만3,200톤이 사용되었으며, 다른 각도로 배치된 1만2,500개의 유리창이 현대적인 건축물로서의 위용을 더해주고 있다.

  스테인리스스틸로 보강되고 표면이 특수 처리된 복층 유리는 고온의 사막 복사열을 30% 이상 감쇄시켜 냉방비를 최소화시키는 한편, 현저히 낮은 반사율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울기 각도로 보면 피사의 사탑보다 3.3배 기울어진 이 건물은 세상에서 가장 기울어진 인공탑(World‘s furthest leading manmade tower)으로 2010년 1월 기네스북에 등재됐으며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불가사의 건축물에 피사의 사탑과 함께 랭크되기도 했다.

  얼핏 보면 마치 장화처럼 보이는 캐피탈 게이트 빌딩은 피사의 사탑처럼 직선상태가 아니라 곡선으로 휘어져 보다 미학적인 느낌을 준다. 캐피탈 게이트 빌딩은 철강이라는 소재가 가진 강한 강도를 적극 활용하여 건축물에 무한한 상상력을 부여한 아부다비의 명물이 탄생한 것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이종민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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