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업계, 출혈단가·중국산 수입품에 ‘이중고’

주물업계, 출혈단가·중국산 수입품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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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2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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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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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근간인 주물산업 기반 지키기 위한 정책 뒷받침 돼야”

 

 국내 주물업계가 일부 수요대기업들의 과도한 단가인하 요구로 인한 출혈경쟁과 저가의 중국산 주물제품 수입 증가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이사장 서병문)에 따르면 원자재·전기요금·임금인상분 등을 납품단가에 반영토록 한 ‘납품단가 연동제’가 2010년 통과되었지만 여전히 일부 대기업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물조합은 10년 가까이 전기요금과 최저임금이 인상된데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도 대폭 오른 상황에서 수요처들이 납품단가를 인상하지 않자 올해부터 직접 단가협상에 개입하고 있다.

 주물조합 관계자는 “상당수 대기업들이 납품단가 현실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납품단가 연동제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들은 여전히 출혈경쟁을 유도하여 단가 인하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떤 업체는 오히려 우리조합에 ‘출혈단가를 자제시켜 달라’거나 ‘납품업체들이 알아서 단가를 낮추는 경우도 있으니 이유를 대 보라’는 둥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일부 대기업의 태도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정부의 조달사업과 비교해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조달시장에서는 각 조달제품의 특성과 품질을 고려하여, 하도급업체들이 지나친 가격 경쟁에 시달리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가격 인하’에만 골몰하는 몇몇 수요기업들은 ‘저가 중국산 주물제품’과 비교하며, 터무니없는 단가 인하를 요구하기도 한다.

 주물업계에서는 중국산 주물제품의 국내 시장잠식이 고착화될 경우 국내 주물산업이 몰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물업계는 “국내 주물산업이 몰락하고 난 후에도 중국업체들이 저가에 납품할까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국내 주물제품보다 더 비싼 가격을 부를 거에요. 단순하게 가격이 싸다고 중국산 주물제품에 의존하다보면 국내 제조업이 종속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우려했다.

 주물업계는 수요처들의 태도 외에 한중FTA 또한 국내 주물산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내 제조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체표준인증 도입 등 정교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물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한중FTA에서 조달시장은 서로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중국이 조달시장 개방을 요구했을 때 우리나라가 이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현재도 한중FTA는 관세 등 여러 측면에서 국내 제조업에 불리한 데 조달시장까지 개방된다면 국내 제조업이 몰락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주물업계 관계자는 “맨홀뚜껑이나 건설용 주물제품의 경우 조합에서 단체표준인증을 거친 제품만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조달계약 관련 법에 따르면 정부는 KS인증 제품만 사용해야 해요. 이처럼 조합에서 인증 관련 권한을 갖고 있으면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 있죠. 외국에서 항의해도 법대로 했다고 하면 그만이니까요. 이와 같은 인증제도를 활용하여 국내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조합원사들의 단가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는 주물조합 관계자는 “주물은 산업의 근간으로 주조산업이 무너지면 국내 산업의 경쟁력 역시 상실한다”며 “주물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국내 제조업 기반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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