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신특수강 박성수 상무이사, “주물제품 단가 현실화 필요”

[인터뷰]영신특수강 박성수 상무이사, “주물제품 단가 현실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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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5.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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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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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제품 단가 현실화 필요”...“기술개발·신시장개척 등 자구책 찾아야”

(주)영신특수강 박성수 상무이사. 엄재성 기자

원자재와 전기요금의 지속적인 인상, 임금인상 압박, 자동차·조선 등 수요산업의 불황으로 국내 주물업체들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불황기에 기업의 진정한 실력이 드러난다’는 말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독자적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으로 불황을 타개하는 주물업체도 적지 않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에 위치한 주조업체 (주)영신특수강 또한 신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다.

1989년 창업해 한차례의 부도를 겪고 다시 창업한 (주)영신특수강은 천안지역의 유일한 특수강 주조업체로 뿌리기술 전문기업, 소재부품 전문기업, 이노비즈 인증기업 인증을 획득한 우수한 기술기업이자 생산기술연구원의 파트너 기업이기도 하다.

뿌리뉴스에서는 부친인 박원 대표이사와 함께 영신특수강을 이끌고 있는 박성수 상무이사를 만나 국내 주조업계가 나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대학원에서 신소재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박 상무는 자체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물업체들의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주)영신특수강은 어떻습니까.
▲(주)영신특수강은 원래 플랜트와 선박용 밸브와 펌프를 제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경기가 좋지 않아서 4년 전부터 산업기계 부품을 새로 개발해 일본 수출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매출 대부분이 일본향 기계부품 수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경기 침체 때문에 어려운 업체들이 많은데 저희는 미리 신제품 개발과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대비를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는 상황입니다.

-주물업계에서는 단가 인상을 위해 납품 중단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납품단가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와 크게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국내 주물제품의 단가가 터무니없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공작기계 같은 분야는 중국보다도 단가가 낮아요. FC주물의 경우에도 kg당 단가가 1,150원인데 이것은 말이 안 됩니다. 고철가격이 kg당 400원인데 인건비와 유지비 등을 따지면 사실상 마이너스거든요. 납품단가 문제의 경우에는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주물기업들이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비철이나 신소재를 활용한 주조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 분야는 어떻습니까.
▲비철분야에서는 요 근래 알루미늄 주물시장이 대폭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알루미늄 주물 분야는 설비가 중요한 장치 산업이고, 품질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단지 자동차 경량화 추세가 강화되면서 성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고품질의 제품이 나오기 어려운 분야라서 신생기업도 많고 경쟁도 치열하죠. 항공산업도 주물제품이 많이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CFRP라는 탄소소재를 활용한 시제품들이 제작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비철주물이나 신소재 분야도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는 기업들만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주)영신특수강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입니까.
▲앞서 말씀드린 기계부품 외에 내열강을 활용한 열처리로와 소각로용 주물제품을 양산 중입니다. 천안시에 쓰레기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소각발전소가 있는데 저희 업체에서 부품을 제조해 공급 중입니다.

-올해 준비 중인 신사업이 있습니까.
▲중소기업청의 ‘해외 구매조건부 R&D 사업’에 선정되어 일본 업체와 함께 기술 MOU를 맺고 신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중기청에서 2년간 5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죠.

-뿌리업계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를 거론하고 있는데요. 전기요금 체계는 어떻게 보시나요.
▲사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본보다 훨씬 싸고, 중국보다도 싼 편입니다. 지난해 개선되기는 했지만 수십년간 ‘누진제 폭탄’을 맞은 가정에 비하면 산업계는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뿌리기업만을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달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도 없구요. 저는 전기요금 인하보다는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통해 기업들의 전력 효율화를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뿌리기업들의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납품단가 현실화와 함께 기업 자체의 자구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영신특수강 회사 전경.

-대선후보들이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하고 있는데요.
▲영신특수강은 현재 전일제로 낮에만 근무를 하고 있어요. 뿌리업계에 2교대를 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이것은 개별 기업의 사정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일례로 대량생산 제품을 양산하는 기업들은 2교대나 3교대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 회사처럼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을 양산하는 업체들은 노동시간 단축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의 경우에도 저는 1만원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다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한국어도 제대로 안 되는 사람들에게 한국인과 같은 임금을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최저임금이 더 낮으면 한국인 고용이 줄어들지 않겠냐고 우려하는데 외국인 노동자는 고용허가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조절이 가능해요. 그래서 저는 국내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는 대신 외국인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이원화를 통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뿌리업종에 대한 인식 때문에 국내 인력들이 기피하는 경향도 있는데요.
▲3D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교육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국내 대학진학률이 80%인데 마이스터고 등을 활용하여 다소 낮출 필요가 있구요. 기초산업의 중요성을 교육을 통해 인식시킬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최근 뿌리산업에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주)영신특수강은 어떻습니까.
▲3D프린터를 활용해 주조패턴이나 금형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회사도 작은 제품에는 일정 부분 활용하고 있구요. 그런데 아직은 가격이 너무 비싼데다 내구성이 떨어져서 활용도가 높지는 않아요. 게다가 저희는 제품의 크기가 다양한데 큰 주물제품은 아직 만들 수도 없구요. 일전에 3D프린터를 활용하려고 리스비용을 알아봤더니 1달에 2,600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대전에 있는 인텍스라는 메탈프린터 업체가 있는데 장비 판매보다는 금형보수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3D프린터를 많이 쓰는 곳은 주얼리업체나 덴탈업체 정도입니다. 제 친구 중 한명이 치기공사인데 치기공사들은 3D프린터를 많이 쓴다고 하더군요.

-국내 주조산업이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선 주조업체들 스스로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신시장 개척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소위 ‘갑질문화’가 만연해 있어서 중소기업 간에도 단가 후려치기 등이 심한 편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인 기술경쟁력이 있다면 제품 다각화를 통해 해외시장 수출도 노려볼 만 합니다.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저는 우선 기업 스스로 자구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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