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철근 턴키 수주 ‘울며 겨자먹기?’

제강사, 철근 턴키 수주 ‘울며 겨자먹기?’

  • 철강
  • 승인 2017.07.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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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안종호 jhah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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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한제강이 철근 가공업 진출하며 건설사 눈높이 높아져”
철근 공급부족 불구 건설사에 우위 뺏겨, 영업이익도 시황 못미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제강사의 철근 가공 턴키 수주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직접 철근 가공을 발주하는 것보다 제강사와 연계된 철근 가공 턴키 수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 경기도 평택시 소재 대한제강 철근 가공 공장

건설사 입장에서는 제강사 연계 발주를 할 경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리스크 헤지(Risk hedge)가 가능해 제강사 연계 가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이다.

리스크 헤지란 건설 공사를 하는 경우에 관리 운영상 등에서 다양한 리스크에 대해 제도면, 계약면, 법률면을 활용해 손실 방지를 도모하는 것이다. 철근의 경우 자금력이 약한 철근 가공업체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도 위험을 건설사와 직접 계약함으로써 크게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철근 턴키 수주가 제강사 입장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급 부족임에도 불구하고 제강사 간 필요 이상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철근 가공을 포함한 무분별한 저가 턴키 수주로 인해 건설사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데다 시황이 좋음에도 유통업체들끼리 저가 경쟁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2011년 이전까지는 제강사를 중심으로 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었지만 그 이후 건설사를 중심으로 수요자 시장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시기에 대한제강이 철근 가공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철근 조달 및 가공의 일괄 계약을 통한 통합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해 본격적인 제강사끼리의 ‘턴키 가공 수주’ 경쟁을 부추겼다는 복수의 제강사 관계자 의견이다.

대한제강 측은 대규모 공사 시 현장 가공 공장의 가공능력 한계로 철근가공이 지연되는 점과 전문건설업체, 영세 가공공장 등의 도산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제강이 본격적으로 철근 가공업에 진출하면서 다른 제강사와 거래하던 일부 건설사들이 대한제강의 고객이 됐다. 이로 인해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 여타 철근 제조업체들도 철근 가공업체들과의 연계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건설사들의 요구를 일일이 맞추다보니 2017년 상반기 사상 최대 철근 호황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철근 시장은 실수요가들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 유통업체들과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은 지난 2016년 각각 8%, 9.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실수요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한제강은 지난해 5.8%의 영업이익률에 그쳤다.

시장의 안정적인 장기 수요 확보 차원에서 턴키 수주(건설사와 직접 계약)를 하느냐, 아니면 다소간의 리스크를 안더라도 철근가공 업체, 또는 유통업체와 거래함으로써 주도적으로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나은 것인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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