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 포기하면 수출 어려울 것”

“한국, 원전 포기하면 수출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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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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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안종호 jhah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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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보다 좁은 전력망, 수십년간 공든 탑 무너질라

  “힘들게 축적한 세계적인 원전 기술이 탈원전 결정 하나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한국은 탈원전을 선택한 독일과는 다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부속기구인 원자력기구(NEA)의 수장 윌리엄 맥우드 사무총장은 최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모든 에너지원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둬야 한다”고 전했다.

  맥우드 사무총장은 국제 원자력계에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 버금가는 영향력이 있는 전문가이다. OECD 회원국 33개국이 가입돼 있는 NEA는 원자력을 안전하고 환경친화적·경제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그는 “독일은 한국보다 쉽게 에너지원을 수입 또는 수출할 수 있는 넓은 전력망을 확보했다”며 “한국이 탈원전을 선택하면 부족한 전력 공급원을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을 고려한다면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맥우드 사무총장은 2010~2014년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맥우드 사무총장은 한국이 원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성장하면서 확보한 노하우가 탈원전 결정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1년 3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부 국가에서 탈원전 요구가 거세진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 국가가 오히려 원전을 늘리는 추세라고 밝혔다.

  맥우드 총장은 “후쿠시마 사고가 난 뒤 모든 나라가 정책 방향을 탈원전으로 선회한 것은 아니다”며 ”원자력을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데 얼마만큼의 투자와 비용이 필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원전 수출국으로서 기술력과 함께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노하우를 쌓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켰는데 탈원전으로 인해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전 기술을 도입하려는 국가들이 한국 외에도 중국·러시아 등 대안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자국 내 원전을 포기한 한국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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