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요설 (주)창성 이사, “3D프린팅, 장비·소재·SW·수요산업 밸런스 맞춰야 발전 가능”

(인터뷰)박요설 (주)창성 이사, “3D프린팅, 장비·소재·SW·수요산업 밸런스 맞춰야 발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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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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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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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비·소재·SW 균형발전정책 추진 필요...수요대기업 소극적인 것은 아쉬워”

▲ (주)창성 박요설 이사. (사진=뿌리뉴스)

 국내의 3D프린팅 산업은 미국, 독일 등 선도국가에 비해 후발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분야가 많다. 그나마 장비는 일정 수준 국산화된 상황이지만 소재와 SW의 경우 해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하지만 열악한 상황에서도 지속적 기술투자를 통해 선전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국내 금속분말업계 선두주자인 (주)창성(대표이사 배창환)이 대표적이다. (주)창성은 현재 고가의 외국산 소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금속프린팅 소재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금속분말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금속프린팅 소재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주)창성의 분말개발팀장을 맡고 있는 박요설 이사는 뿌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3D프린팅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가 왔는데 정부와 업계 모두 장비 개발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3D프린팅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비·소재·SW의 고른 발전과 함께 최종 사용자인 수요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요설 이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올해 수출이 반등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많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속분말업계의 업황과 내년도 경기전망은 어떤가.
 - 금속분말의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매출이 감소했고, 조선경기의 불황도 지속되고 있다. 수요산업이 불황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 금속분말업계의 올해 매출은 성장이 정체되고,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내년부터는 자동차와 조선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금속프린팅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 언제부터 금속프린팅 소재사업을 시작했나.
 - (주)창성은 기존에 분말자성코어를 비롯한 고기능성 분말소재와 도전성 페이스트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었다. 금속프린팅 소재는 미래를 대비한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2012년부터 투자를 시작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양산 중인 소재와 주요 고객사는 어떤 곳인가.
 - 니켈계 합금과 철, 구리, 코발트크롬 소재를 생산 중이다. 주로 항공, 의료, 국방, 금형, 부품, 공예품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소재들을 생산하고 있다. 고객사는 국내 금속프린터 제작업체들로, PBF 방식과 DED 방식 장비업체들을 모두 컨택하고 있다. 장비업체 외에 조선, 발전설비, 금형업체 등 엔드 유저(최종 사용자)들과도 기술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다만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관계로 현재는 샘플을 출하하는 정도이다.

▲ (주)창성이 제작한 금속 3D프린팅 소재. (사진=뿌리뉴스)

 ▲일반적으로 3D프린터는 장비 제조사가 출시한 소재를 쓰는 경우가 많다. (주)창성의 소재는 어떤 장비에서 사용할 수 있나.
 -대부분의 금속프린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원래 해외의 3D프린터 제조사들이 자사가 개발한 소재만을 쓰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장 확대를 위해 2년 전부터는 정책을 전환했다. 그래서 외산장비에도 대부분 적용할 수 있고, 국산장비는 업체와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다.

 ▲국내 금속프린팅 소재시장의 규모와 산업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국내 금속프린팅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로 보면 된다. 정확한 집계도 어렵고, 아직은 제품과 양산 적용을 위한 샘플 정도만 출하된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경쟁력을 따지기보다는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시장조사기관에서는 세계 금속프린팅 소재시장이 2020년에 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3D프린팅업계에서는 장비업체와 소재업체들의 공동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주)창성에서 진행 중인 공동연구 프로젝트는 어떤 것인가.
 -현재 장비업계와 엔드유저들을 접촉하면서 당사가 개발한 소재의 물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금속프린팅 소재들의 ‘물성 평가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 구축이 완료되면 금속프린팅 산업의 본격적인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비와 SW산업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가.
 -사실 3D프린터의 경우 장비 개발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주)창성의 강점은 소재 분야, 금속분말이다. 당사는 사업 확장보다는 기존에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소재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산 중인 4가지 소재 외에 신규로 개발을 추진 중인 소재가 있나.
 -인코넬을 비롯한 니켈합금, 철, 구리, 코발트크롬은 금속프린팅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소재이다. (주)창성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은 타이타늄이다. 타이타늄의 경우 의료, 항공, 국방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쓰임새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시장이 워낙 작은 관계로 현재는 기술적인 검토만 하고 있다.

▲ (주)창성 본사 전경. (사진=뿌리뉴스)

 ▲많은 3D프린팅 전문가들이 ‘3D프린팅과 뿌리산업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속프린팅과 뿌리산업이 어떤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는가.
 - 3D프린팅 시장의 초창기에는 3D프린터가 대량생산보다는 다품종소량생산에 적합하고, 높은 초기투자비용을 줄여주는 등 기존의 뿌리산업과 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출력속도가 현저히 빨라지고, 10억원에 달하던 장비를 1억원 정도로 원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소재가격도 낮아지게 된다면 3D프린팅이 주조·단조·금형 등의 기존 뿌리공정을 대체하는 경우도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3D프린팅과 뿌리산업은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하겠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3D프린팅을 활용한 대체시장이 커질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국내 3D프린팅 산업은 개화기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장비 개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3D프린팅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비와 소재, SW, 수요산업 간의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은 3D프린터 업체들이 생기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업체들이 난립하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또한 3D프린팅은 장비만 개발한다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3D프린팅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장비, 소재, SW, 수요산업별로 업체들을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부에서 얼마 전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3D프린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데 뿌리업계를 비롯한 산업계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현재 3D프린팅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GE그룹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관련 공정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산업의 성장시키고 있다.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면서 3D프린팅 업체들도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3D프린팅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미약한 상황이라 아쉬움이 크다. 3D프린팅의 경우 최종 수요처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관련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 물론 발전설비업체나 금형업체들처럼 적극성을 띄고 있는 업체들도 분명히 있다. 향후 정부에서 국책사업이나 연구개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최종 수요업체들의 참가를 적극 유도해서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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