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상동광산에 대한 안타까움

황병성 칼럼 - 상동광산에 대한 안타까움

  • 철강
  • 승인 2026.03.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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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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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스텐이라는 금속이 있다. 우리의 관심 밖의 금속이었다. 이 금속이 최근 최고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년간 금과 구리를 제치고 가격이 557% 급등하는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당당히 올해 금속 랠리의 왕으로 등극했다. 이 금속이 이러한 영광을 누리는 것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면 기가 찬다. 수급 불균형이 최대 원인이지만, 그것을 따라가면 글로벌 문제 국가 중국이 자리한다. 그리고 전쟁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이 세계인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발발한 중동 전쟁이 세계 경제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애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바람과 달리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 전쟁이 왜 텅스텐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군사적 수요가 부채질하했다. 무기를 만드는 데 필수 소재로 쓰이기 때문이다.

텅스텐 합금은 밀도가 높아 발사체가 운동 에너지를 유지하며 장갑을 뚫을 수 있게 해 준다. 이 때문에 미사일 부품과 항공기 및 헬리콥터 균형추에 사용된다. 이 밖에 포탄, 수류탄, 방탄 차량에도 들어간다. 그야말로 핵심부품의 중요 소재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올해 소비량이 12%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이 같은 중요 소재임에도 지구상에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장이 한 곳에 편중된 것은 더 큰 문제다. 중국은 텅스텐 매장량과 생산량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중과 미·일 다툼이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수출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으니 당연히 공급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중국의 텅스텐 수출이 40% 감소했다. 2024년 기준 중국의 텅스텐 매장량은 240만 톤이나 된다. 전 세계 매장량의 52.2%를 차지한다. 대체가 어려운 상황이니 중국발 규제·정책 변화가 곧바로 글로벌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텅스텐은 무기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에너지 등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희귀 원자재로 분류된다. 이에 그 가격은 단순한 산업재가 아니라 공급망 안전 프리미엄으로 간주돤다.

텅스텐과 관련해 우리도 자랑할 것이 있다. 영월 상동광산이 그 주인공이다. 한반도 내에서 제일 유명한 광산이다. 단일 광산으로는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매장량도 5,800만 톤 정도라 연간 100만 톤씩 60년 가량 채굴할 수 있는 양이다. 광석 품질도 세계 평균 품위(0.18~0.19%)의 두 배 이상인 0.44%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이 광산이 폐광 32년 만에 재가동에 들어갔다. 상동광산은 1916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생산한 텅스텐은 1950~60년대에 한국 총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외화 획득 수단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광산의 주인은 대한민국이 아니다. 소유주는 캐나다 기업 알몬티이다. 우리 땅에 있는 보물이 어쩌다 외국 기업 손에 넘어가게 되었는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1990년대 중국이 저가 텅스텐을 쏟아내자 가격 경쟁력을 잃은 상동광산은 1994년 문을 닫았다. 이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회사가 공중분해 되었고, 결국 외국 자본의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우리가 힘들 때 헐값에 넘긴 보석이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어 돌아왔다. 우리에게 자원 안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전 세계 텅스텐의 80%를 중국이 쥐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자 미국은 중국산이 아닌 다른 대안이 절실해졌다. 그 유일한 해결책이 한국의 상동광산이 되고 있다. 알몬티의 한국 생산량 중 거의 절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로 배정되어 군수품 제조에 쓰인다고 한다. 국내 공급은 미미하다. 이처럼 상동광산은 ‘자원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이다. 비록 소유권은 넘어갔지만, 이 광산이 글로벌 공급망 핵심 기지가 되어 K-자원의 위상을 높이기를 바라는 것은 안타까움 속의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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