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Romance)와 불륜(不倫)의 차이
로맨스(Romance)와 불륜(不倫)의 차이
  • 편집국장 정하영
  • 승인 2016.11.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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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원(POSRI)이 최근 발표한 국내 철강 수급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대비 1.4% 감소한 3,110만톤, 수입(반제품 포함)은 7.1% 증가한 2,363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전히 수출이 수입을 초과하고 있지만 순수출은 747만톤으로 종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감소한 반면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본 탓이다.

실제 수출입 상황을 보면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9월까지 올해 누계 수출입 실적을 보면 수출은 1.9% 줄었고 수입은 무려 11.0%가 늘어났다.

수출의 경우 봉형강류 중 형강과 선재만 증가했다. 판재류에서의 변화는 극명하다. 표면처리강판만 증가했을 뿐 열연, 후판, 냉연강판 등은 모두 줄었다. 강관도 큰 폭의 감소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리는 이런 이유로 올해 내수의 소폭(1.7%)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산은 제자리걸음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수입 증가가 철강사들의 생산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올해도 수입 철강재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더 커지면서 40%(내수 대비) 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연간 7천만톤이 넘는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가로서 국내 시장의 40%를 수입 철강재가 차지하고 있음은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3천만톤이 넘는 수출에도 불구하고 2천만톤이 넘는 수입, 국내 철강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되지 않는 수치다.

과거의 철강재 수입 이유는 국내 공급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재로 사용되는 강반제품과 열연강판, 선재 등이 수입을 주도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 공급이 충분하다. 일시적으로 수급이 여의치 않은 품목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생산능력이 부족한 제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형편이다.

따라서 지금의 철강재 수입의 주된 이유는 국산 철강재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수요가들은 국내 시장은 물론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보다 값싼 원자재를 원한다. 그래야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수주, 판매,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나 자동차, 가전, 조선사 등 주요 수요가들이 이런 판단과 구매 선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철강 제조업체 역시 철강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관사들의 대부분이 국산 열연강판보다는 값싼 수입 열연강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중소 철강 제조업체들의 수입 철강재 사용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형, 주요 철강사들의 철강재 수입은 양이 많건 적건 간에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철근, 형강 생산용 빌릿이다. 대부분 단압(전문압연업체)업체들이 수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형 전기로 제강사들도 이에 편승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자체적으로 철스크랩을 녹여 만든 빌릿보다 수입 빌릿이 원가가 더 낮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도금강판, 컬러강판, H형강 등의 경우 해외 계열사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강관용 열연강판을 수입하는 대형 철강사도 있다는 사실은 아연실색케 하는 일이다.

우리 철강사들은 철강재 수입을 막아달라고 대놓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철강재 수입을 주도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내가 하면 아름다운 로맨스(Romance)고 남이 하면 좋지 못한 불륜(不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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