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부터 4대째 주물 사업…“정직한 제품 만들기 위한 노력 통해”
경기도 안성에 자리 잡은 107년 전통의 안성주물이 최근 업계 화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 안성주물 김성태(54) 대표는 4대째다. 김 대표의 부친이자 안성주물 3대는 김종훈(87) 주물장이다.
김 주물장은 경기도 2006년 무형문화재 45호로, 김 대표는 2009년 전통 주물기술을 잇는 무형문화재 ‘전수자’로 각각 선정됐다.

안성주물은 107년 전인 김 대표의 증조부 김대선 옹이 1910년 안성장에서 쇠를 녹여 가마솥을 때우는 일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김대선 옹은 가마솥 수리 가게를 열었고, 1919년에는 공장을 세워 가마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공장을 아들인 안성주물 2대 고(故) 김순성 씨가 이었다.
김순성 씨는 현재 안성시 봉산동에 자리 잡고 1934년 가마솥 공장을 현대적인 주물 공장으로 확장했다.
해방 후에는 3대 김종훈 주물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안성주물을 맡게 된다. 1953년 때다. 현재 김 대표는 1987년부터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07년 동안 안성주물은 희비가 엇갈렸다.
1950년대와 1960년대는 주물 산업의 전성기로 안정주물 역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다 군부정권이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시작하면서 주물시장 침체와 함께 안성주물의 쇠퇴를 부추겼다.
아궁이와 부뚜막의 무쇠솥 자리를 연탄보일러와 스테인리스 식기류, 전기밥솥 등의 전기제품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안성주물은 “당시 전국의 주물 회사와 공장 대부분이 사라졌다”면서도 “안성주물은 위기를 극복, 전통방식의 가마솥과 함께 새마을운동으로 보급됐던 보일러를 주물 방식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으면서 새로운 주물시장을 개척했다”고 설명했다.
◆107년 간 희비 엇갈려…위기시 새로운 주물시장 개척
그러다 안성주물은 1989년 첫부도에 이어 1994년 두번째 부도를 맞았다. 당시 부도로 80년을 넘게 이어온 주물공장이 넘어갔다.
이후 김 주물장과 김 대표는 안성주물을 임대해 운영하면서 생산제품에 대해 특허도 내고, 주물 원료인 선철이 들어오면 3일 안에 결제하면서 협력사 신뢰도 얻었다.
2006년 안성주물의 4대 대표에 오른 김 대표는 유통·판매 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기존 도매상이나 백화점 등 중간상인과의 거래를 폐지했고, 당시 인터넷 판매망을 구축하고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이 안성주물이 만든 제품을 인터넷으로 직접 확인해 필요한 주물 식기류를 주문, 유통 비용이 없앤 것.
무형문화재가 직접 만든 주물 식기류를 몇만원에도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안성주물의 매출이 늘었다.
안성주물은 “우리가 만든 제품을 믿고 사준 고객이 있어 지금의 안성주물이 존재한다”면서 “이 같은 고객에게 우리 제품을 부담 없이 쓸 수 있게 해주고 싶고,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안성주물은 “정직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진심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안성주물을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한 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