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하기 힘들다...갈 곳 없는 금형업체들

사업하기 힘들다...갈 곳 없는 금형업체들

  • 뿌리산업
  • 승인 2017.04.04 19:32
  • 댓글 0
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싼 임대료에 서울 벗어나도 왜곡된 사회 인식에 공장 신설 힘들어

서울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인 금천구에 위치한 금형업체들이 경인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다.

금천구, 그중에서도 가산동은 특히 금형업체들이 많은 곳이었지만 현재는 상당수 업체들이 떠난 상황이다.

금형업체가 많이 밀집해 있던 가산동 일대

가산동 지역의 한 금형업체 관계자는 “금천구의 경우에도 최근 수년간 임대료가 크게 오르다보니 이를 감당하기 힘든 소규모 업체들 상당수가 경기도나 인천지역으로 옮겨 간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언론에서 문제가 된 비싼 임대료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이 외식업 등의 자영업 뿐만 아니라 금형업종과 같은 제조업 분야에도 본격화 된 셈이다.

문제는 서울을 벗어나도 공장 지을 곳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금형업종에 대해 잘 모르는 지역주민들이 3D 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공장 설립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

금형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형산업의 경우 원래 도시형 첨단산업이고, 환경문제와는 무관한데도 주민들이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심지어는 공장인줄 알고 나서 구청에 소음이 난다고 민원을 넣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 프레스기를 운영하는 단조업체가 아닌 이상 금형업체나 일반적인 소성가공업체 등은 소음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최근 지어지는 대다수 제조공장들은 자체적인 방음장치를 마련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소음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지적했다.

지역주민들이 금형공장을 기피하는 진짜 이유는 집값 하락 때문이다. 대체로 공장 주변의 주택은 가격이 싼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조공장 자체가 집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환경오염도 없고, 자동화된 첨단 금형공장이 들어서도 집값 하락을 우려해 있지도 않은 소음과 오염을 핑계대며 반대하는 민원을 청구하는 주민들이 많다.

지역주민들 뿐 아니라 지자체의 문제도 있다.

금천구 시흥대로에 위치한 금형회관.

금형조합 관계자는 “산업단지에 입주하려면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입주 심사 과정에서 금형업종이 배제되는 경우도 많다”며 “심사위원과 지자체를 설득하느라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업단지 입주 심사위원들이 금형업종에 대해 무지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인력 수급 외에도 공장 입지를 선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형업계가 처한 현실적인 난제”라고 설명했다.

독산동에서 만난 한 중견 금형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금형업종을 비롯한 뿌리산업 진흥정책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시민들은 힘들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3D업종으로 보고 있다”며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금형을 비롯한 뿌리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