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통상 대책, 실천을 기대한다
정부의 통상 대책, 실천을 기대한다
  • 정하영
  • 승인 2018.03.14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되는 모든 철강재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서명했다.
우리나라도 무려 80%에 달하는 대미국 수출 철강재가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25%의 관세를 물게 됐다.

  말 그대로 앞으로 미국으로의 철강재 수출이 어려워질 것은 자명하다. 우리나라의 대 미국 철강재 수출은 2017년 기준으로 354만톤에 달했다. 전체 수출의 10%를 훨씬 뛰어넘는 높은 비중이다.

  특히 이 중 강관이 202만톤에 달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있다. 물론 2016년에 비해 다른 품목들은 대부분 감소한 반면 강관은 72%나 늘어난 탓이다. 강관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이 자명하다. 

  문제는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으로 수출을 못하게 된 물량들이 미국 외 지역에 넘쳐나게 될 것이고 그만큼 판매경쟁은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전체 생산량의 약 40%를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수출이 어려워지면 수출 감소, 생산량 축소, 가동률 저하, 수익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가뜩이나 국내 수요 정체로 쉽지 않은 상황인 철강업체들로서는 더욱 상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정부와 업계가 역할을 분담하고 수출선 다변화와 내수증진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역할 분담은 정부가 국가 면제를, 업계가 품목 면제를 각각 추진키로 한 것이다.

  특히 품목 예외, 다시 말해 관세 경감이나 면제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업계 청원을 위해서는 현대기아차 등 미국 현지 수요기업, 투자기업 등이 미국 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이유로 청원서 등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차원의 대응도 눈길을 끈다. 과거와 달리 실질적인 움직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수출선 다변화를 위해 중동 아세안 등 신흥시장 거래선 확보를 위해 무역보험 등 실질적인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외 에너지강관 시장인 중동, 캐나다와 건설용, 구조용 강관 시장인 동남아, 중남미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철강재 수요 확대를 추진키로 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다. 우선 국내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을 통해 해외 사업실적(Track Record) 확보를 지원키로 했다. 그동안 실적이 없어 해외 공사에 참여 못했던 강관사 등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직접적인 내수 확대를 위해 대산 첨단화학단지 조성, 울산 석유화학단지 공동배관망(파이프랙) 사업을 조기에 착수키로 했다. 내수 진작을 통한 철강재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일이다.

  그동안 통상 얘기만 나오면 ‘WTO 제소’만 되풀이 했던 정부가 이번에 실질적 대책을 세운 것은 아주 긍정적인 변화다. 다만 과거처럼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구호(口號)에 그쳐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