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시진핑 2기 중국경제의 키맨 ‘리우허(劉鶴)’

(이슈 분석) 시진핑 2기 중국경제의 키맨 ‘리우허(劉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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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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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도연 기자 kimdy@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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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리 서동철 연구원, 이슈리포트 통해 이슈 분석

시진핑 집권2기(2018년~2022년)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 주도할 인물로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맡았던 리우허가 경제부총리에 발탁됐다.

리우허가 주도하는 중국 경제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기회 요인과 더불어 리스크로도 작용할 수 있어 우리 경제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동향분석센터 사동철 수석연구원은 '시진핑 2기 중국 경제의 키맨 리우허(劉鶴)'라는 이슈리포트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사동철 연구원은 우선 기회측면에서는 중국의 질적 성장 기회를 활용하고 환경, 신흥 전략산업 등 분야에서 중국 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모색할 수 있지만 중국의 제조업 첨단화, 고부가가치화 및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 고도화로 한국과 중국의 주력기업들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으로 중국 기업의 비효율성이 제거되고 경쟁력이 강화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기업과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에 진출한 우리 현지 법인들도 로컬 업체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심지어 우리 내수 시장도 중국업체의 공략 리스크에 크게 노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 막후에서 경제 권력의 무대 전면으로

리우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지난 3월 전인대에서 시진핑 집권 2기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에 발탁됐다. 중앙재경영도소조(中央財經領導小組)는 조장이 시진핑이며 중국공산당 내 최고 지도부인 25명의 정치국원들이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당내 최고 기구다.

리우허는 시진핑 집권 이후 중앙재경영도소조의 주임으로 시진핑의 경제정책을 막후에서 보좌하고 추진해온 시진핑의 ‘경제 브레인’으로 알려져 있다. 리우허는 시진핑의 절대 신뢰 속에서 시진핑 집권 2기에는 전면에 나서 중국의 실질적인 경제사령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리우허는 누구인가?

리우허는 시진핑 주석의 50년 知己이면서 복심(腹心)이라 할 수 있는 최측근으로 시진핑의 절대 신임을 받고 운명을 같이하는 핵심 측근이다.

1952년 베이징 태생인 리우허는 시진핑과 함께 중국 공산당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太子黨)’ 출신으로 태자당 자녀들이 다닌 베이징 101중학교 동창생이며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농촌에 가서 하방(下放)생활을 경험한 공통점이 있다.

리우허는 시진핑이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오르면서 당 중앙위원이 됐고 19차 당대회에선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경제부총리로 선임되면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리우허는 시진핑의 해외시찰이나 지역순방 때 수차례 동행하고 외국 정상과의 회담 시 배석해왔으며 시진핑의 모든 경제 관련 연설문 초안을 작성했다. 시진핑이 지난 2013년 5월 방중한 톰 도닐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리우허를 '내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소개해 각별한 신뢰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리우허는 지난 1월 시진핑을 대신해서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다보스포럼에 참석했고, 최근 통상분쟁 해결 모색을 위해 시진핑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리우허는 신창타이, 공급측 구조개혁, 일대일로 등 시진핑의 핵심 경제정책을 총괄 기획한 인물로 ‘시코노믹스(시진핑의 경제개혁 방안)’를 설계했다. 리우허는 2014년에 중국경제가 고도 성장기를 지나 중고속의 안정성장 시대에 들어섰다는 새로운 상태를 뜻하는 신창타이(新常態)를 시진핑을 통해 이슈화 했고, 과잉생산 능력 감축, 과도한 부채비율 해소 등의 공급측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시진핑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되는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리우허가 산파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허는 8~10차까지 15년간 중국의 경제개발 5개년 정책 수립에 참여했으며,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 수립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또한 리우허는 1998년에 중국의 주요 경제학자와 고위 경제 관료들의 모임인 ‘중국 경제학자 50인 논단(Chinese Economists 50 Forum)’을 조직해 중국의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리우허는 중국 지도부에서 보기 드문 하버드 케네디스쿨 출신 유학파로 미국과의 소통에 능해 미중 경제관계에서도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리우허가 이끄는 중국 경제정책의 중점 방향

리우허는 올해 시진핑을 대신해 참석한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시진핑 집권 2기의 경제정책 및 개혁의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시진핑의 ‘경제정책 설계자(Economic-policy mastermind)’란 점에서 리우허의 포럼 연설 내용은 향후 경제정책의 주요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리우허의 향후 중국 경제정책은 ①질적 성장, ②공급측 구조개혁, ③3대 과제(금융리스크/빈곤/홖경오염) 해결, ④대외개방 가속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첫째, 리우허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기존의 투자·수출 주도에서 소비 주도의 성장방식으로 전환하는 ‘질적 성장’ 추진이다. 리우허는 중국경제가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8천달러에서 1만달러로 가는 신시대로 진입하고 있으며, 현 단계에서는 양적 성장을 중시하는 고속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둘째는 정부 주도의 공급측 구조개혁 심화를 통해 산업구조 고도화와 지속 가능한 ‘질적 성장’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리우허는 중국 경제발전의 최대 모순을 공급 체계가 수요 체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고, 공급측 구조개혁으로 고품질 경제발전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셋째는 2020년까지 향후 3년 내에 경제발전 과정에서 드러난 3대 모순인 금융리스크, 빈곤, 환경오염 등의 해소를 중점 과제로 적시했다. 리우허는 '금융리스크 예방이 최우선 과제'라며 3년 내에 그림자금융 및 부채문제의 효과적 해소, 효율적 금융구조 위한 차입비율 통제와 금융업 관리감독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해 금융리스크 관리를 우선시하고 있다.

넷째는 질적 성장의 도약을 위해 대외개방 확대와 가속화 방침이다. 리우허는 포럼 연설에서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중국은 국제사회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전면적 대외개방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국제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구축해 외자유치 (引進來)와 해외투자(走出去)를 적극 추진하고 금융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대외개방 확대, 자유무역항 전설 추진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 리우허의 경제정책 향후 전망

시진핑의 절대 신임을 받는 최측근으로서 막강한 권한과 추진력을 확보, 구상하는 경제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새 파워엘리트로 불리는 ‘시자쥔(習家軍)’의 강력한 지원과 협조도 리우허의 경제정책 추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리우허의 강력한 추천을 받아 임명된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까지 지냈으며 1997년부터 인민은행에서 21년 근무한 최고 금융전문가로 위안화의 IMF 통화바스킷 편입을 주도했었다.

시진핑 집권 2기에는 막후에 있던 리우허가 힘을 받아 전면에 나서 중국경제를 이끌고 간다는 점에서 주요 정책이 힘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질적 성장 정책은 앞으로 신도시화, 소비 및 서비스업 장려 등에 초점을 두게 되면서 중국경제가 더욱 소비 주도의 경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 개혁은 기존의 양적 구조조정에서 향후에는 기업의 부채 감소 및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 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강조해 성과를 보일 전망이다.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강화해 시장의 조정 역할을 강조하고, 민간 기업의 빈곤 퇴치 참여를 장려할 것이며, 기업의 환경기술 투자를 유도하고 자발적으로 배출기준을 준수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대일로 가속화를 통해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자유무역구 확장 등을 통해 외국자본에 시장 개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후 ‘책사’ 역할만 해온 리우허가 정책집행자로서 업무를 매끄럽게 수행하지 못할 경우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향후 질적 성장 목표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면 디레버리징이 급격히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고 미·중갂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미 금리인상이 맞물릴 경우 금융경색 발생과 실물경기 위축 우려가 있다.

또 중국정부가 양적 성장보다 금융리스크 억제, 빈곤퇴치 및 환경오염에 집중함으로써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대일로도 너무 강하게 추진하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견제를 받을 수 있으며, 자유무역구가 급증하면 중국경제의 외부 리스크 노출도 커지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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