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규 전영화전(주) 대표 “표면처리업계, 고기술 중심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이을규 전영화전(주) 대표 “표면처리업계, 고기술 중심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8.10.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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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철강·비철·수요업계 긴밀한 협력 속에 주력산업 고부가가치화 필요”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 자동차·조선·철강·전기전자 등 주력산업에 큰 도움 될 것”
이을규 전영화전(주)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이을규 전영화전(주) 대표이사. (사진=철강금속신문)

표면처리기업들을 비롯한 국내 뿌리업계가 좀처럼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독자적인 제품 양산이 아니라 수요대기업의 주문형 제품 생산에 의존하는 탓에 국내 주력산업 부진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 철강산업 등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으로 인해 뚜렷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새 정부가 실시한 급진적 노동정책으로 인해 표면처리업계를 비롯한 뿌리기업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경영난에 공장 해외이전이나 폐업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뿌리업계의 위기 타개책으로 여러 대안이 고려되고 있는데 어려운 때일수록 본연의 경쟁력인 고부가가치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을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는 이을규 전영화전(주) 대표이사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국내 표면처리업계가 고기술 개발에 집중하여 건전한 생태계를 확립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며 “뿌리·철강·비철·수요업계가 긴밀한 협력 하에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추진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을규 대표이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올해 표면처리 업황은 어떤가?

- 현재 대기업은 물론 표면처리업계 등 중소제조업체들도 중국으로 이전한 기업들이 많다. 최근에는 인건비 등의 문제로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업체들도 많은 상황이다.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내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현재 국내 표면처리업계의 공장 가동률은 20~30%에 불과하다. 사정이 좋은 업체도 60% 정도인데 사실 상당수 업체가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보면 된다. 안산의 경우도 전기전자와 자동차업계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다들 어려운 상황이고,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 주로 전자부품에 주력해 왔는데 전자산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 않은가?

- 전기전자 분야도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공장이 해외로 이전한 상황이라 수요가 예전같지 않다.

전영화전(주)의 롤투롤 방식 연속 도금 생산라인. (사진=철강금속신문)
전영화전(주)의 롤투롤 방식 연속 도금 생산라인. (사진=철강금속신문)

▲ 중소기업 중에서는 드물게 R&D와 특허 출원을 많이 했는데 어떤 특허를 보유하고 있나?

- 현재 6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표면처리기술 관련 특허이다. 특히, 비철금속 표면처리기술 관련 특허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 기존 부품 표면처리에서 사용하던 방식은 아연, 니켈 및 크롬 도금 등이다.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은 어떤 장점이 있나?

- 사람들이 티타늄을 사용해서 가격이 매우 비쌀 것이라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일반적인 티타늄의 제련 비용은 매우 비싸다. 하지만 당사에서는 티타늄 원광을 직접 용해하여 도금재료를 제작했다. 경금속인 티타늄은 산화가 잘 되는 관계로 기존에는 도금재료를 만들기 어려웠지만 당사는 원광에서 추출한 티타늄을 니켈과 합금하여 이를 해결했다.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은 티타늄을 공석시켜 부식 속도를 억제한 것이 핵심인데 기존 도금방식보다 내식성과 내 산화성이 대폭 향상됐다. 기존 니켈 도금(1~3um)의 경우 염수 분무시험 48시간 만에 부식이 발생하고, 고 내식성을 요구하는 6가 크롬과 3가 크롬도금(1~3um)의 경우에도 약 200시간 이내에 부식이 발생한다. 반면 티타늄 합금도금은 1,000시간 이상에서도 백청과 적청 같은 부식이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표면 저항은 1,000시간 후에도 초기 저항과 같은 약 3~20mΩ으로 유지된다.

향후 주력제품인 전자부품에 먼저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자동차와 조선, 철가산업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 전해도금 공정을 활용할 경우 건식도금에 비하여 생산성은 좋아도 환경오염 등에 취약한 것은 아닌가?

- 그렇지 않다. 애초에 건식도금 방식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관계로 전체 공정을 살펴보면 전해도금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생산비를 따지면 당사의 방식이 건식도금에 비해 1/10, 많게는 1/20에 불과하다.

▲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부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전자부품에 주로 사용하는 금속소재는 동, 알루미늄, STS, 철 등이 있는데 금속 기반 부품에는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우선 철, 알루미늄 등의 분야를 활용하는 배터리 및 전자부품부터 적용하고, 플라스틱 부품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플라스틱 부품의 경우 기존에 동도금을 많이 했는데 니켈-티타늄합금 도금은 동도금한 부품에도 적용하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보면 된다.

전영화전(주)가 양산 중인 동박 제품이 나오는 모습. (사진=철강금속신문)
전영화전(주)가 양산 중인 동박 제품이 나오는 모습. (사진=철강금속신문)

▲ 니켈-티타늄합금 도금을 적용한 제품은 해양산업 기초재료로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기존 철강 및 비철소재 등과는 어떤 관계인가?

- 기존에 조선업이나 해양플랜트에 적용되는 소재들은 대부분 고가제품이었다. 왜냐면 바닷물을 닿는 제품 특성상 내식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사의 제품은 기존 소재들을 월등히 뛰어넘는 내식성과 내 산화성을 갖추고 있어 기존의 고가 소재를 저가격 고품질 재료로 교체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조선해양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면서 최근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취지는 훌륭하지만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탁상행정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뿌리업계를 포함한 제조업체의 내국인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대상인 경우가 많지 않다. 실제로 혜택을 보는 건 외국인 노동자들 뿐인데 이런 정책이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은 직원들이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 일하는 시간이 줄면 급여도 줄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는 직원들의 경우 반발이 매우 큰 상황이다. 정부가 산업계의 현실을 바로 보고 좀 더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지불능력을 확보한 후에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책의 순서가 뒤바뀐 상황이라고 본다.

전영화전(주) 회사 전경. (사진=철강금속신문)
전영화전(주) 회사 전경. (사진=철강금속신문)

▲ 향후 기존 전기전자부품 외에 계획 중인 사업이 있나?

- 우선 신기술을 기존 전기전자부품에 적용하고, 널리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다.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 개발 후에 중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재계 출신 인사가 와서 기술을 팔라고 하더라. 하지만 여러 산업에 걸쳐 파급효과가 큰 기술이라 팔지 않았다. 현재 국내 주력산업이 위기인데 당사의 기술은 조선, 자동차, 철강, 플랜트, 비철금속,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선 국내 연관업체들이 니켈-티타늄합금 도금기술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국내 제조업 위기에 대한 대안을 두고 많은 견해가 나오고 있는데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성장산업의 핵심기술 개발이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는 어느 한 경제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제조업의 경우 수요대기업 뿐 아니라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 비철, 화학업계와 뿌리업계가 강건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완제품 대기업 뿐 아니라 장비, 소재, 부품업체들이 고른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필수적이다.

▲ 뿌리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할 일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 정부가 뿌리산업 진흥정책을 추진한지 5~6년 가량 됐다. 물론 정부도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을 알고 있다. 당사와 큰 관련은 없지만 정부의 집적화단지 설립 지원이나 연구개발 지원 등은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지원은 너무 적은 반면 규제는 과도한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노동정책도 그렇지만 환경규제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서두르는 감이 있다. 중소제조업체들의 경우 노동,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계도기간을 두고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내 경제는 기본적으로 제조업 위주다. 그렇기에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과 철강 및 비철금속산업 등 기초 소재부품 분야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정부가 주력산업 재편과 고부가가치화, 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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