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갑질 근절이 뿌리기업 정책의 핵심이다
대기업 갑질 근절이 뿌리기업 정책의 핵심이다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8.10.2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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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 정부의 노동정책이 미치는 여파에 대해 여러 뿌리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주로 납품단가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주조, 소성가공, 열처리 등 상당수 업계의 경우 올해 수요처로부터 단가를 인상받았다고 한다.

수년 동안 지속된 주력산업의 불황으로 대다수 뿌리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납품단가 인상은 좋은 소식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크다.

그동안 원자재와 부자재, 산업용 전기요금, 인건비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인상됐지만, 납품단가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만 반영됐기 때문이다.

기자가 뿌리기업 인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위와 같은 ‘찔끔 인상’은 수요 대기업들의 갑질이 아직도 만연하기 때문이다.

뿌리업계 인사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강압적인 요구로 터무니없는 수준의 납품가격 인하를 실시하는 업체들도 많고, 핵심기술을 넘기지 않으면 납품을 거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인천지역의 한 주물업체 CEO는 “대기업들의 경우 생산 중단 이야기가 나오면 ‘당신들 생산 중단한다며? 할 테면 해 봐. 우리는 납품업체 교체할 테니까’라며 으름장을 놓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도 납품이 끊어질까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충남지역의 한 주조업체 관계자는 “원래 생산라인의 경우 함부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리고 거래를 할 때도 기술자료를 함부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사진 촬영이건 기술자료건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난처한 것이 요구를 거절하면 당장 납품이 끊어지고,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대기업들이 기술을 유출시켜 타 중소기업으로부터 훨씬 싼 가격에 후려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을 통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해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어렵기는 하지만 해답의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

그동안 뿌리기업들은 공정거래법 개정과 함께 실효성 있는 집행을 정부에 요구해 왔다. 다행히 새 정부 들어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고, 기술 탈취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됐다. 남은 것은 실천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의 강력한 집행을 통해 대기업들의 갑질 근절부터 실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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