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한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한다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1.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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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국제기준 등을 반영하여 최저임금 결정기준 추가·보완
결정기준을 토대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구간 설정
공익위원의 추천에 있어서 정부 단독 추천권 폐지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본격 추진한다.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30년 전 최저임금제도가 처음 시행된 1988년 그대로이다.

그러나 현재의 고용과 경제 상황은 그 당시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또한 최저임금이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지급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어 최저임금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따라서,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30년간 운영되어 오면서, 노·사 간 의견 차이만 부각시키고 있는 현재의 결정체계를 개편키로 했다.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합의 또는 표결에 의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3자 위원회 방식이다. 3자 위원회 방식은 전문적인 학식을 가진 공익위원 참여로 효율적인 심의를 하고, 임금 지급 당사자인 노·사 참여를 통해 노동시장 상황에 맞는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의 최초 제시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되어 처음부터 노사 교섭 과정식의 극심한 갈등이 노정되었다. 즉, 노·사의 최초 제시안이 ‘0%(동결) 대 79.2% 인상(2016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등 격차가 너무 커서 본격적인 논의에 이르기까지 소모적인 논쟁만 되풀이되어 왔다. 실제 이제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한 32회 중 표결 없이 노·사·공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경우는 7회에 불과했고, 표결한 25회 중에서도 노·사 모두 참석한 경우는 8회에 불과했다.

이러한 심의 관행이 지속됨에 따라, 결정체계를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지난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노·사·공익 위원이 각각 추천한 18명의 전문가로 최저임금 제도개선 T/F로 구성하고 결정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하였다. 동 T/F는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논의를 진행하면서 노·사 단체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여 TF 권고안을 마련하였으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논의하였으나 의결에 이르지 못하고 TF 권고안과 그 논의 결과를 정부에 이송한 바 있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사진=고용노동부)
최저임금 결정체계. (사진=고용노동부)

이번 개편 논의 초안은 TF 권고안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며, 위원회 구성과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위한 일부 세부 방안은 ILO 최저임금 결정협약, 외국의 최저임금 제도를 참고하여 보완되었다.

이번 개편 논의 초안의 핵심은 ▲ILO 국제기준 등을 반영하여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추가·보완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고용․경제 상황이 보다 균형 있게 고려될 수 있도록 하고, ▲결정기준을 토대로 통계분석,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이 설정될 수 있도록 하며, ▲공익위원의 추천에 있어서 정부 단독 추천권을 폐지하고, 추천권을 국회 또는 노사와 공유하는 것이다.

먼저,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고용·경제 상황을 보다 균형 있게 고려하는 방안으로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추가·보완하여, 합리성을 높일 계호이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기준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인데,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고, 국회에도 경제성장률, 물가인상률,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기준에 추가한 법안들이 다수 제출되어 있다.

이에 근로자 생활안정 측면과 경제상황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도록 한 ILO 최저임금 결정협약 등을 반영하여 고용수준, 경제상황, 사회보장급여 현황 등을 결정기준에 명시적으로 추가·보완키로 했다.

우선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될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새롭게 추가·보완될 결정기준을 토대로 연중 상시적으로 통계분석,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최저임금 상·하한 구간을 설정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포함된 객관적인 지표를 근거로 전문가들에 의해 설정된 구간 범위 내에서 심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노동계와 경영계의 요구안을 중심으로 줄다리기 하듯이 진행되어 온 최저임금 심의과정이 보다 합리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간설정위원회 전문가 위원 선정과정에서도 ILO 협약의 취지대로 노·사 참여가 보장되기 때문에 공정성도 담보된다.

결정위원회는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의결한 상·하한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안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결정위원회는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와 동일하게 노·사·공익 3자 동수로 구성하되, 구간설정위원회가 신설되는 만큼 전체 숫자는 15명 또는 21명으로 줄일 예정이다.

그동안 정부가 추천권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공정성 논란을 야기했던 공익위원에 대해서는 국회가 일정규모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안, 또는 노·사 단체가 공익위원 선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추천권과 순차배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최저임금이 현재 노동시장 참여 주체인 노·사 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참여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결정위원회의 근로자·사용자 위원은 현재와 같이 법률이 정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사용자위원 추천권이 있는 노사 단체가 추천하되, 현행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같은 방식으로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와 중소·중견기업·소상공인 대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법률에 명문화하여 위원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시 최저임금 결정의 합리성과 객관성이 높아짐으로써 노·사·공 합의가 촉진되고,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결정기준들이 보완되고,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커짐과 함께, 계속 논란이 되어왔던 결정위원회 공익위원을 정부가 단독으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위원 추천권을 국회나 노·사와 공유한다면, 그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반복되어 왔던 소모적인 논쟁들은 상당부분 감소될 것이며, 사실상 정부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는 논란도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에는 최저임금 심의 시에만 최저임금위원회가 운영되어 왔기에 위원들이 현장에서의 최저임금 영향 또는 체감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으나, 신설되는 구간설정위원회는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최저임금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실시하도록 할 예정이므로,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최저임금 심의가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다양한 의견수렴을 위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 초안과 관련하여 1월 10일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하여, 전문가 및 노사 토론회, TV 토론회, 대국민 토론회 등을 1월 중에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결정체계 개편 논의 대안 등에 대한 대국민 의견수렴을 1월 21일부터 1월 30일까지 온라인 등을 통해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1월 1일부터 개정 최저임금법령이 시행되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 복리후생비의 일부가 최저임금 산입임금에 포함됨에 따라 각 사업장별로 임금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개정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자율 시정기간을 운영하고, 앞으로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임금체계 개편을 실시한 사례들을 소개하여 현장의 임금체계 개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정부는 개정된 최저임금법령을 통해 현장에서 임금체계가 합리적으로 개편되도록 지원하는 한편, 제도적인 측면에서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최저임금이 보다 합리적으로 결정되고 수용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전문가, 노·사,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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