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 경제와 뿌리산업
가마우지 경제와 뿌리산업
  • 엄재성 기자
  • 승인 2019.07.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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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경제학 공부를 하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용어가 있다. 바로 ‘가마우지 경제’라는 것이다. 에너지, 자원, 소재 및 부품, 기계를 수입하여 가공품을 수출하는 한국의 경제구조를 빗댄 표현이 바로 ‘가마우지 경제’이다.
우리나라 경제학자와 기자들이 사용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가마우지 경제’는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小室直樹)가 1989년 출간한 ‘한국의 붕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라고 한다.
이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한 대한민국이 실상은 수출품에 사용하는 소재부품과 기계를 일본에서 대부분 수입하는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해 수출로 얻는 실질적인 이익을 대부분 일본에 뺏기는 대한민국을 가마우지에 비유한 것이다.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의 수출규제를 시행한 후 국내 산업계는 걱정이 크다.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의 경우 아직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경제를 주도하는 반도체산업의 위축에 대한 우려는 마찬가지이다.
기자가 철강업계와 뿌리업계를 취재하면서 새삼스럽게 재확인한 사실 중 하나는 한국의 제조업 분야 중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IMF 이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철강업계와 뿌리업계에서도 인조흑연, 구조용 STS와 형강, 주조 및 열처리설비, 공작기계 등 중요한 소재부품과 설비는 일본에서 수입한 것들이 매우 많았다.
기자가 만난 뿌리업계 인사들은 이번 기회에 정부가 소재부품산업과 장비산업 육성책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성과도 많았지만 여전히 핵심기술산업의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일부 인사들은 외교적인 해결을 통해 이번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언제든지 이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은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와 기업 간 핫라인을 마련하고, 이번 기회에 핵심기술산업의 국산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대로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철강산업과 뿌리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통해 가마우지 경제 탈출에 전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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