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요인, 제거할까 아님 안고 갈까
적자 요인, 제거할까 아님 안고 갈까
  • 김희정 기자
  • 승인 2019.10.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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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녹차밭은 국내 대표적인 휴양지로 꼽힌다. 한여름에 가면 눈이 시리도록 파릇한 녹차 잎들이 풍경을 압도한다. 하지만 자가용을 가지고 있지 않은 관광객이 보성까지 도달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차가 없는 일반인은 보통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여느 시골 버스들이 그렇듯 직행은 없다. 느릿느릿한 완행버스가 보성과 그 근방 지역을 차례로 다닌다. 승객들은 버스가 여러 번 멈추어도 지그시 기다리다가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하면 조용히 내린다. 

안 그래도 인구가 적은 지역인데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을까. 아니다. 배차 간격을 30분 또는 1시간으로 조정해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다. 그럼에도 버스회사는 적자노선을 유지한다. 적자를 유발하는 모든 요인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철강은 유기체적인 존재처럼 제강사와 그와 연결된 가공 업체, 유통, 그리고 실수요자로 연결된다. 얼마 전 방문한 용접 유통 업체는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단순한 경기 호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넘겨짚고 “수요 산업의 동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 유통 업체 사장은 “포스코가 새로 강종 개발을 했다든지 그런 거요. 그게 바로 제품 품질이랑 직결되니까요”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굴지의 철강사인 포스코는 국내 산업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가볍지만 더욱 튼튼한 철강재의 개발같이 그간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일들도 포스코는 이뤄냈다.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은 포스코가 함께 일구어 온 역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수익성이 낮은 철강재는 지속해서 생산량을 줄여오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연강선재는 포스코에게 계륵 같은 존재다. 수익성이 현저하게 낮아 일부 중국 제강사들도 판매를 포기한 제품이다.

대체재로 수입품이 있으나 전량 교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관련 업계는 당초 수출 조건을 포스코 제품 품질을 바탕으로 성능 검사까지 마쳤기 때문에 포스코 원자재 수급 여건이 곧 수출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 입장에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지 않고 놓아두기란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그런 개념을 뛰어넘는 데서 기업의 미덕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우리는 흔히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말하지만 포스코를 그저 그런 ‘사람’으로 치부하기엔 그동안 같이 일궈온 시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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