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소동 개발로 누전으로 인한 화재 막았죠”
“무산소동 개발로 누전으로 인한 화재 막았죠”
  • 방정환 기자
  • 승인 2019.11.0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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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무산소동판 국산화 이끈 원일사 심의칠 회장

국내 최초로 OFC판 개발…최종 단자 소재로 적용
51년 제조업 외길…신소재 연구개발에 여전히 몰두

“근래 들어 배전반에서 누전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들어본 적 있나요? 우리가 개발한 무산소동으로 단자를 만든 이후로는 그런 얘기를 전혀 들을 수가 없습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무산소동(Oxygen Free Conductivity Copper)에 대해 이야기 하는 원일사 심의칠 회장의 얼굴은 흥분을 머금은 채 살짝 상기돼 있었다.

동 및 동합금판 제조업체인 원일사의 심의칠 회장
동 및 동합금판 제조업체인 원일사의 심의칠 회장

올해로 창립 51년째인 원일사는 동판 및 황동판을 제조하는 전문 중소기업이며, 반월공단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난 심 회장은 오로지 비철금속 압연사업 하나만 정진해 온 기업인으로 꼽힌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스스로도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성과로 무산소동 개발을 첫 손에 꼽는다.

무산소동은 말 그대로 산소나 탈산제를 품지 않은 순동이다.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기준으로 동 함유량 99.95% 이상에 산소함유량10ppm 미만, 도전율 101%IACS 이상의 고품위 순동을 말한다. 진공 중이나 목탄 탈산장치로 탄소 및 이산화탄소 가스에 의한 탈산 처리를 하여 용해, 주조해야 하며 고순도의 재료와 고급의 용해로를 필요로 한다.

무산소동의 성질은 타프피치(Touch Pitch)동과 인탈산동의 장점을 합하여 우수하다. 전도율이 높고 고온에서도 수소취성(금속내의 수소분자에 의한 영향으로 크랙이나 부스러짐이 생기는 것)이 없으며 상온에서의 가공성도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전자레인지 마그네트론, 고속전동기용 정류자, 이동통신용 동축케이블, 압착단자 등의 필수소재로 사용된다.

국내에서 무산소동을 만드는 업체들은 현재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 용해-주조-압연으로 판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원일사가 최초로 알려졌다. 외국의 경우에도 용해, 주조 및 가공 등 전 공정의 능력을 갖춘 기업이 있는 나라가 미국, 일본, 핀란드 등 3~5개 나라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한다.

특히 원일사는 높은 주조수율을 확보할 수 있는 환원가스방식의 탈산공정과 수직반연속주조기술을 자체 개발·축적해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전자산업용 고품위 무산소동과 무산소은입동을 국산화 했다. 특히 무산소동을 용해 및 주조할 수 있는 설비를 자체 제작하여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국내는 물론 베트남, 태국, 인도 등으로 꾸준히 수출되고 있다.

심 회장은 “2010년대 초반에 전기안전공사를 찾아가 배전반 최종단자에 무산소동을 적용하면 발열에 의한 화재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고, 당시 안전공사에서 이를 받아들여 현장 테스트 등을 거쳐 본격 적용하게 됐다”면서 “비록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누전 화재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회했다. 

원일사는 최근 중소기업벤처부에 고순도 무산소동 개발이라는 정책과제를 신청했다. 기존 무산소동보다 더 높은 순도의 소재를 개발하는 과제로, 산소함유량을 기존 10ppm에서 3ppm 이하로 낮추면서 고순도, 고강도를 확보한 무산소동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원일사는 주조기술에 특화된 기업이며 동 외에 다른 비철금속 소재의 연구개발도 검토 중”이라면서 “고순도 무산소동과 같이 기존 제품과도 차별화 되는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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