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계, 국내 시장 보호 '적극 수입 대응'
<편집자 주> 국내 철강업계 내에서는 수입 철강재에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산을 필두로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국산 제품과의 경쟁은 더욱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H형강은 바레인산과 말레이시아산이 국내로 유입되는 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 내에서는 수입재를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에서는 GS강종을 출시하면서 수입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다른 제조업체들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수입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에도 수입대응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품목별로 국내에서 수입재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H형강, 反덤핑 등 국내 시장 보호 노력 '중국산 급감 성과'>
■H형강, 시장 보호 노력 지속
2019년 국내 H형강 시장에서 수입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5% 수준을 보이며 지난 2010년대 중반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대 중반에는 중국산(産) H형강 제품 국내 시장을 폭격하며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계는 국내 H형강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이후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와 가격 약속 등 노력을 실시하여 중국산 제품 수입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해당 가격 약속은 지난 2017년 이후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에2017년 수입산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 초반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지난 2018 년에는 14%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중국산 H형강 제품이 줄어든 빈자리를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 제품과 바레인 SULB(설브)사의 제품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특히 포스코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이 연간 20만톤을 뛰어넘으며 업계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는 수입산 H형강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밑돌고 있지만 향후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산 H형강 수입량이 지난 2018 년 이후 월간 1만톤 이상 꾸준히 유입되 며 국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해당 제품들이 국내산 H형강 대비 낮은 가격으로 수입돼, 시 중 유통가격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019년 5월 3일에는 말레 이시아 얼라이언스스틸이 일반 구조용 압연 강재 KSD 3503(SS275)의 신 KS 인증 취득을 완료하며 국내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서 얼라이언스스틸의 경우 지난 2018년 연말 이후 국내 H형강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았다. 이에 2019년 5월 3일 일반 구조용 압연 강재의 신 KS 인증 취득을 완료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이다. 결국 기존 베트남산 H형강과 바레인산 H형강 에 더해 말레이시아산 H형강이 국내 시장에 유입됨으로 국내산 H형강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와 관련해 비관세 장벽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국내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철근의 경우 수입재 유입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제조업체들도 특별 하게 수입대응을 나서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철근 수입업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수입이 줄고 있다.
2019년 4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철근 수입업계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수입산 철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6.6% 수준으로 추산된다. 앞서 수입산 철근은 국내 시장에서 약 10% 수준의 점유율을 나타 냈으나 지난 2018년 이후 다시금 10%를 밑돌고 있다. 지난 2018년의 경우 중국 내수 철근가격이 국내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며 수입이 제한적 이었으며 2019년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20년 이후에도 수입산 철근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10%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산 제품의 경우 시황에 따라 언제든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산 제품 동향에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2020년까지 중국 부동산 경기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호황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수입량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포스코, GS 강종 새롭게 선보이며 수입대응 적극>
포스코(회장 최정우)는 적극적으로 수입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GS강종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수입대응에 나선 가운데 다름 품목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속속 나타나면서 적극적으로 중국산 수입재를 막기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HR , GS 강종 필두 가격적 대응 본격화
먼저 열간압연강판(HR)에서는 GS 강종을 필두로 가격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수입재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다만 유통시장 내에서는 수입재를 방어하는데 성공했지만 실수요업체들의 수입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열간압연강판(HR) 시장은 수입량이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올해는 연초 가격 강세로 수입량이 일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HR 수입량은 384만4,000톤을 기록했 다. 12월 추정치를 합하면 연 428만 5,000톤이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392만9천톤 대비 9% 증가 한양이다. HR 수입재 시장점유율은 전년 28%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상 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본산 및 중국산이 저가의 대량 수입됐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용 수입은 전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나 실수요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관 제조업계와 냉간압연강판(CR) 제조업계 등에서 수입이 늘어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열연 유통시 장에서 중국산 물량은 부분적으로 증가했고, 일본산 물량은 거의 유통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실수요용으로 수입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수요 시장과 달리 유통 시장은 수입대응재(GS강종)가 수입재의 시장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의 제품이 수입 대응가격으로 제시되면 수요가들이 가격 외에도 제품 신뢰성 등을 고려해 구매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포스코는 수입가격 급락의 영향으로 적극적인 수입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공급(출하) 가격을 2주치 중국산 오퍼가격과 연동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도 판매 가격을 낮춰 수입대응에 동참했다.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대응 효과는 높았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다.
올해는 지난해 연말까지 이어진 중국산 가격의 상승세로 수입량의 일부 감소가 전망된다. 다만 중국산 오퍼가격이 느린 속도로 오르고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후판 , 포스코·현대제철 신강종 통해 적극 대응
후판의 경우에도 포스코 수입대응 재 GS강종이 유통시장 내 가격 하방 압력을 최대한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업계는 중국산 수입가격과 유통시장 동향, 원/달러 환율 추이 등을 두루 살펴 공급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최적의 가격 산정으로 수입재의 시장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고 유통시장 가격을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현대제철의 수입대응재인 CS강종 후판이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현대제철은 대리점과의 협력을 강화해 CS강종의 생산과 판매를 증진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CS강종의 역할이 강화된다면 국내 유통시장에서 수입재의 영향력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처럼 글로벌 판재류 가격이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 철강사들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친다면 수입재 영향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또한 지난해 국내 후판 업계는 시황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바 있다. 이에 올해는 수입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적극적인 수입 대응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냉연판재류 업계도 수입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내수 판매 확대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업체 들도 일부 가격 대응을 통해 수입재 방어에 나서고 있다.
2020년에도 포스코를 필두로 이러한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 시장 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내수 판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입재 대응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제조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고객사들을 초청해 친목을 다지는 등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미 중국산 수입재가 꾸준히 유입 되고 있어 국내 냉연판재류 제조업체 들의 수입 대응 움직임도 필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포스코는 스테인리스(STS) 수입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중국 청산강철 합작법인 물량과 중국의 공급과잉에 쫓긴 포스코는 2019년 1월 스테인리스(STS) 수입 대응재 신규 강종을 내놨다. 2018년 하반기 신규 개발한 STS 강종 (POSCO304GS)을 시장에 투입한 것이다.
포스코의 STS 수입 대응 강종인 GS 강종이 선보인 지 1년이 돼 가는 현재 포스코 STS SSC에서는 이 신규 강종을 실제 판매 현장에서 쉽게 접하게 됐다.
STS GS 강종이 시장에 나올 당시는 인도네시아 청산강철의 STS 생산 증가에 따라 수입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재 대응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업계 내에서는 포스코의 새로운 강종 도입도 이를 위한 긍정적인 노력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KS 미인증 등 포스코의 신규 강종을 놓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선재, 포스코 Q재 통해 대응 … 수입 감소세
선재에서도 수입재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가 생산 하는 연강선재는 통상 Q재로 불린다.
Q재는 수입재에 비해 가격적인 부분과 안정적인 납기, 제품 하자 발생에 따른 교환과 반품이 용이해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경우 국내 업체들은 포스코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포스코는 저가 수입재 가격과 연동해 매달 판매가를 산정한다. 2020년 1월의 경우 중국산 선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전월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했다. 실제 중국산 선재 수출 오퍼 가격이 CFR 기준 톤당 500달러에 근접하는 등 가격이 오르면서 이에 흐름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포스코 선재 가격은 톤당 60만원으로 중국산 선재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어 새해에도 중국산 수입량 유입은 한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포스코가 가격을 매달 고시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연강선재 시장의 수입재 잠식을 저지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연강선재 수입량은 1만2,845톤으로 전월 1만9,913톤 대비 35.5%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서 8,468톤을 수입하며 전월 1만7,853톤 대비 52.6% 감소 했다. 포스코는 2020년에도 2019년 생산량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수입재 대응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 내에서 중국산 수입재가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입 대응을 통해 이를 억제할 필요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