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후판에 적용된 반덤핑 규정에는 예외항목이 포함돼 있다. NM400·NM500 등 내마모강과 고장력강 등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규격이 포함되면서, 제도 도입 초기에는 산업 수요를 일정 부분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가 있었다.
다만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업계 반응은 다르게 나타난다. 예외항목이 존재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그 어려움은 중소 정비업체와 유통업체에서 두드러진다.
내마모강과 고장력강의 사용 구조는 장비 제작 단계보다 장비가 마모된 이후 진행되는 유지보수·교체 시장의 비중이 훨씬 크다. 이 시장은 수요가 1~2장 단위로 잘게 나뉘고, 작업도 현장 접근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공장 주소나 고정 설비 기반 생산이 아닌 이동식 용접, 현장 대응 중심이다.
이러한 산업 구조에서는 사전 용도 확인서 제출, 사용처 명시, 사진 증빙, 사후 관리 의무가 현실과 맞물리지 않는다. “어디에서 어떻게 쓰일지”가 미리 확정되지 않는 수요 특성 때문에, 예외 적용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완성장비 제조사와 대기업의 경우 ERP 기반 이력관리, 공장주소, 사용 목적과 설비가 명확해 상대적으로 절차 대응이 가능하다. 같은 규정 아래에서도 적용 가능 여부가 기업 규모별로 갈라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예외항목 지정 취지와 달리, 제도는 특정 유형의 기업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반덤핑 관세율이 최대 30%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예외 절차 활용 가능 여부가 곧 조달 비용과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예외항목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예외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인가에 있다. 법을 되돌릴 수 없다는 전제하에 업계가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절차를 간소화해 실사용 가능성을 높여달라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