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社 대상 조사 … 매출 4.1% ↓·영업益 12.5%↓
수익성 개선 6개사뿐…신동업계 실적 부진 뚜렷
올해 상반기에 대부분의 비철금속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 이상 하락하면서 국내 주요 비철금속 제조업체들의 상반기 매출은 대부분 감소했다. 또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돼 업계의 수익성 저하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메탈 원자재비용 의존도가 높은 비철금속 업계의 특성 상 최근 LME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 업체들의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외 수요 부진으로 판매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어 괄목할만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철금속 제조업체 22개사(금융결제원 반기보고서 제출 기준)의 상반기 경영실적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하고 신동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22개사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1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비용 상승으로 인해 반기 순이익은 18.9% 줄어들었다.
최대 업체인 고려아연의 실적을 제외하면 실적 악화는 더욱 도드라졌다.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고려아연을 제외한 21개사의 상반기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6.0%, 반기순이익은 25.3% 급감하여 수익성 지표가 더욱 악화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사대상 업체수가 적어서 비철금속 제조업체 전체의 실적으로 보기는 어렵긴 하지만 수익성 편차는 해당 업종의 상반기 시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품목은 아연이었다. 정광 가격 강세 등 제조원가 상승과 환경문제 이슈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등에 영향을 받면서 고려아연의 실적도 다소 떨어졌지만 귀금속 부문 호조가 실적 악화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려아연 외에는 실적이 크게 부진하여 매출 감소율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 감소율은 53.3~93.9%에 달했다. 국내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아연말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가장 큰 위기를 겪은 곳은 신동업계로 나타났다. 조사표본이 상장사로 제한돼 6개사에 불과하지만 이들 6개사 모두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이어서 전체 신동업체들의 실적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들 6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메탈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2.1% 떨어졌지만 매출 감소율은 이보다 낮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최대 업체인 풍산의 2분기 실적 개선 성과가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풍산과 KBI메탈을 제외한 4개사의 매출 감소율은 원자재 가격 하락과 궤를 같이 했지만 수익성 지표는 4개사 모두 크게 악화됐다. 다른 사업을 병행하는 풍산(방산)과 KBI메탈(전선)과 달리 소재사업만 영위하는 4개사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며 일부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1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은 반면에 2분기에는 국내 수요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상당수 신동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이 최근까지 50% 수준에 그치고 있어 고정비 창출도 쉽지 않을 정도로 수익성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효과가 지독한 판매 부진으로 실적 개선의 시너지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알루미늄 부문은 업종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상반기 알루미늄 잉곳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동원시스템즈, 조일알미늄, 알루코는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에 삼보산업, 이건산업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 개선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부품업계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경기침체 영향으로 건설업계 수주 규모가 감소한 점 역시 알루미늄 압출업계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저가 중국산 알루미늄 제품 수입으로 인해 저가 경쟁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올해 상반기 LME 알루미늄 잉곳 가격도 작년에 비해 급락한 상황에서 해외 수출 시 글로벌 메탈 가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수출 여건 악화가 수익성 저하로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