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호주 철광석 광산에 투자한 이유는?
포스코가 호주 철광석 광산에 투자한 이유는?
  • 박재철 기자
  • 승인 2020.09.2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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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구매 의존율 낮추고 안정적인 수급까지 가능

새로운 품위의 철광석으로도 우수한 품질의 제품 생산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호주 철광석 광산에 투자한 뒤 10년 만에 5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는다. 신규 철광석 광산개발에 보통 10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돼 투자 기회가 거의 없는 데다, 철광석 시장은 이미 과점시장으로 신규 철광석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난 2010년 포스코는 Hancock 사의 로이힐(Roy Hill) 철광석 개발사업 투자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철광 제조원가 중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분의 2 수준이다. 이 때문에 해외 철광서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글로벌 철강사들의 영업이익도 오르락내리락 한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 및 중국 경기 회복 조짐에 따른 수요 증가로 철광석 가격이 6년 만에 톤당 130달러를 돌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면 철강 수익성이 하락하고 이는 철강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글로벌 철강사들이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원료확보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세계 철광석 시장이 브라질 Vale, 호주 Rio Tinto, BHP, FMG 등 4개사가 총 70% 이상 공급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라는 데에 있다. 4개사 중 1개사에서만 생산 차질이 생겨도 철광석 가격은 크게 영향을 받는데, 지난해 발생한 브라질 Vale社 페이자오(Corrego do Feijao) 광산의 광미댐(Tailing dam) 붕괴사고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1월 사고 발생 이후, 반년 만에 글로벌 철광석 가격이 거의 2배가 됐다.

호주 서북부에 위치한 Port Hedland에서 로이힐 철광석을 실은 배가 한국으로 출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호주 서북부에 위치한 Port Hedland에서 로이힐 철광석을 실은 배가 한국으로 출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원료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철강사로서는 기존 메이저 원료사로부터 철광석 구매 의존율을 낮추고,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투자를 통한 수익성까지 확보되는 원료 투자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로이힐 철광석 광산은 철광석 매장량이 23억 톤에 달하는 호주 최대의 단일 광산으로, 서호주 퍼스(Perth)에서 1,100km 떨어진 필바라 지역에 위치해 있다. 2010년 포스코가 초기 투자한 이래 2012년 포스코 12.5%, 일본 Marubeni 상사 15%, 대만 China Steel 2.5%, 호주 Hancock 사 70% 지분 비율로 로이힐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015년 10월 로이힐 광산 건설이 완료되어 같은 해 11월부터 생산을 개시했다. 2018년에는 연간 55백만 톤 정상 조업을 달성함으로써, 로이힐은 세계 5위 규모의 철광석 회사로 성장했으며,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에도 판매되고 있다.

특히 로이힐 철광석 사업은 호주 철광석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투자비의 약 60%를 Project Financing으로 조달 후, 올해 2020년 8월에 차입금 전액을 상환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성공한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로이힐 철광석이 포항제철소에 첫 선적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2월. 현재 포스코는 총 소요 철광석의 4분의 1 이상인 15백만톤 가량을 로이힐에서 경제적,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로이힐 홀딩스 이사진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 향상과 견조한 수익 실현을 근거로 창립 이후 첫 배당을 실시한다고 이달 결의했다. 전체 배당액은 총 475백만 호주 달러(약 4,036억 원)로 이중 포스코는 보유 지분 12.5%에 해당하는 한화 약 500억 원을 올해 안에 지급받게 된다.

호주 로이힐 철광석 사업 투자 결정은 포스코 원료 투자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형 투자사업이었다. 그만큼 초기 투자 결정이 쉽지는 않았으나,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관 부서의 추진력과 경영층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기존에 쓰지 않았던 새로운 품위의 철광석으로도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포항, 광양 두 제철소의 뛰어난 조업기술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신규 광산 철광석은 산지에 따라 고유 성분과 품위가 상이하여 쇳물을 정밀히 제어할 수 있는 뛰어난 조업기술이 뒷받침되어야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신규 철광석의 사용성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1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의 총 EBITDA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3분의 1수준을 Mining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사례에서 보더라도 경제적인 원료 구매와 안정적인 원료 공급원 확보는 철강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포스코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원료투자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가동(1973년) 이전인 1971년부터 해외 원료 개발에 나섰으며, 1981년 호주 마운트솔리 광산의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는 전 세계 23곳의 제철원료 개발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철광석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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