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철강 수요 반등 예상, 수입재 증가로 역내 철강업계 경영난 지속 우려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이프가드 조치로 수입물량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철강시장의 수입재 점유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내년도 철강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유럽 철강업계의 경영난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철강협회(EUROFER) 경제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20~2021년 경제 및 철강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EU의 제3국 철강제품 총 수입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2019년 제3국 철강제품 수입은 전년 대비 11.5% 줄었다. 제3국 철강제품 수입물량은 지난해 8월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와 같은 비교적 안정된 추세는 올해 4월까지 이어졌지만 이후 올해 7월 단기적으로 수입물량이 다시 증가했다.
EU의 8월 누적 판재류 수입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고, 건설용 철강재 수입물량은 전년 대비 25% 감소하면서 총 수입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이 기간 EU 시장의 최대 철강 수입국은 터키, 러시아, 한국, 인도, 우크라이나 등 5개국이다. 이들 5개국은 8월 누적 EU 전체 철강 수입물량의 68%를 차지했다.8월 터키산 완제품 수입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1% 감소했고, 중국산은 29%, 인도산은 28% 감소한 반면, 러시아산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에는 판재류 수입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고, 건설용 철강재 수입물량도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유럽철강협회는 세이프가드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수입물량이 여전히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내년 초 EU의 철강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EU 철강시장으로 유입되는 제3국 철강제품의 수입물량 증가로 인해 역내 철강업체들의 경영난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최근 유럽철강협회가 주관한 ‘유럽 철강산업 현황 및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유럽철강협회 알레산드로 시카마렐리(Alessandro Sciamarelli) 경제연구 및 시장분석 담당이사는 내년도 유럽 철강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수입재로 인해 역내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마렐리 이사는 지난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EU 철강 수요산업의 가동 중단과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인해 철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 이상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EU의 철강 소비는 올해 전년 대비 14.6% 감소하고, 2021년에는 1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질 소비는 올해 11.5% 감소하고 2021년에는 9.3%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 철강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5.5%,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했다.
유럽철강협회 관계자는 “9월 누적 EU의 철강재 수입물량이 감소했는데 이는 수요 침체를 반영한다”면서 “올해 8월 누적 EU의 완제품 수입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 EU 판재류 시장에서 수입재는 22.3%를 차지했고, 건설용 철강재 시장에서는 수입재가 8.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시카마렐리 이사는 EU의 철강 수요산업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경제적 봉쇄조치로 인해 사상 최악의 생산량 감소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자동차시장은 올해 말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이며 올해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6%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는 18.1%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건설 부문에 대해서는 현재 많은 EU 회원국 정부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공공건설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지역 건설 생산은 올해는 전년 대비 3.6% 감소하고, 내년에는 5%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시카마렐리 이사는 “올해 철강 수요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2분기 산업활동이 완전히 중단됐기 때문이며 2021년에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내년도 철강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수입물량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역내 철강업계의 경영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지난 6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심의한 ‘EU 철강 세이프가드’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EU 철강시장의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추가적인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럽의 철강업계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