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만 크게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돼야
처벌만 크게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선돼야
  • 에스앤엠미디어
  • 승인 2021.01.13 0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 초부터 정부의 기업 옥죄기 법안이 통과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기업들은 코로나 위기 극복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과 함께 환경과 노동 분야에 있어서도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의 의욕을 또 다시 꺾어 버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 법제사업위원회를 통과했다. 내년 1월부터 50인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된다. 중대재해법은 쉽게 말하면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면 사업주를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징벌적 손해배상금까지 5배로 물린다. 

중대재해법의 취지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 치우친 여론에 의해 이뤄진 입법으로 법안의 주요 내용이 기업과 기업인을 처벌하는 데만 집중돼 있다. 기업들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법안의 불합리성을 요구해왔지만 또 다시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처리됐다.

물론 사업장 내에서 안전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지난해 2,0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처벌만을 강화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

그동안 기업들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투자를 진행해왔다. 기업들 역시 안전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이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포스코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 등이 지속되면서 강도 높은 안전관리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 향후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키로 했다. 이번 추가 투자는 지난 18년 5월에 발표한 안전분야 투자 1조1,000억원과는 별개로 집행하는 것이다. 

안전위험 직접 요소를 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안전관리요원을 2배로 늘리고 철강부문장(사장)을 단장으로 한 비상 안전방재 개선단도 운영키로 했다. 또 안전의식 및 안전역량 제고를 위한 안전기술대학도 설립한다. 이와 더불어 철강 공정의 특성이 반영된 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제조업들의 선진 안전관리기법을 연구해 적극 도입키로 했다.

현대제철도 이미 2018년부터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환경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안전관리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대부분의 철강업체들도 각 사별 상황에 맞게 산업재해를 근절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과 개선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대재해법은 처벌 강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그 효과에 대해서도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강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기업에만 그 책임을 묻는다고 해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에 앞서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 통합, 산재사망 근로자의 보상을 높이고 산재예방에 대한 신기술 도입 등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업주가 사고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추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충분한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이번 법 개정안에 대해 경제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현장의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안전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인 만큼 기업들도 더욱 투자와 역량을 집중해야 하지만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책 등을 통해 효과적인 시스템을 운영해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방적인 처벌 강화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