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례없는 철강 가격 상승에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향후 불확실한 경영환경 변화가 두려운 상황이다.”
강관업체 한 대표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강관업계가 올해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에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국내 철강사의 롤부하로 인한 제품 생산 차질을 비롯해 중국의 증치세 폐지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에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강관업계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비증설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강관 업계의 경우 대다수 중소기업으로 형성돼 있다.
원자재 구매가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성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까지 강관 업계는 신규 투자에 대해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는 점과 최근 동종업계의 판매 경쟁으로 수익성 하락에 부담을 느껴왔다. 그러나 설비 자동화를 비롯해 주52시간에 대비하기 위한 생산성 강화의 일환으로 신규 투자에 대한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강관업체와 달리 관련 업종이 아닌 신규 사업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감소하면서 인건비 규모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경영 부담이 가중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철강을 소재로 한 제조업에 뛰어들거나 부동산 개발 등 새로운 사업에 나서고 있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는 고사가 있다.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얘기다. 한국 속담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빨리 서두르면 도리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는 의미다.
올해 역대급 호실적에도 긴장을 풀지 말고 과거 강관업계 위기가 초래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또 업계 발전방안에 대한 진중한 토의가 필요하고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선진적인 모습이 더욱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