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에 매 맞는 철강사?

가전사에 매 맞는 철강사?

  • 철강
  • 승인 2022.04.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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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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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전사와 제조사 간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인 요즘 취재를 하다 보면 가전사들의 과거 갑질 사례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가격 연동제를 제시하고 원가 공개를 요구하는 등 강매 전략을 지속하는 가전사들이었기에 철강제조사들은 이번 협상에서도 속수무책이다. 
 
 가전사들은 이번에도 가격 후려치기를 하고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술 개발 비용, 원자재 비용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까지 우롱하는 예쁘지 못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제조사들을 포함한 납품업체들은 납품 단가가 현실화되어 있지 못해 납품할수록 영업이익은 늘어나지 않는 악순환만 고착화됐다고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도어에 사용되는 일부 고급 강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량은 적자다. 철강제조사들은 투덜대면서도 가전사들 앞에만 서면 마치 손님의 내점을 환영할 때 하는 일본 인사말인 이랏샤이마세를 외치는 일식당 주인이 되곤 한다. 
 
 심지어 최상의 서비스도 함께 내놓는다. 저가수주, 불량이 나면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노클레임 조건에 공급 계약을 맺는가 하면 신소재 공동개발, 프리미엄 가전재 설비까지 증설하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가전사들의 원자재 구매 횡포는 관련 철강제품의 공급과잉과 서비스 과잉이라는 약점을 더욱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전사들이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갑질을 지속하는 데에는 어쩌면 철강제조사들의 학습된 무기력에서 기인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매번 앉아서 당하기만 하지 말고 이제야라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거래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공급사들의 용기와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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