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수출 기업 300곳 조사…내년 수출도 '먹구름'
가전(-6.67%) 이어 섬유·의류(-5.86%)·철강(-4.32%) 순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등 주요국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수출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4.7%가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17일 밝혔다.
하반기 수출이 '큰 변동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3.0%,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12.3%에 그쳤다.

하반기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중국 등 주요 대상국의 수요 감소'(44.3%)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으며 이어 '부품·원자재가 인상'(37.6%), '공급망 위기'(18.1%) 등을 이유로 지목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 진출 기업의 72.1%가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봉쇄 여파로 1분기 4.8%에서 2분기 0.4%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가전(-6.67%)의 수출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어 △섬유·의류(-5.86%) △철강(-4.32%) △제약·의약품(-0.67%) △조선·플랜트(-0.3%) 순이었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위기도 하반기 수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업들은 응답했다.

■ 내년도 '깜깜'…장기적 지원책 절실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 수출 전망 역시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66%는 '올해보다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은 15.7%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들이 정부에 기대하는 대외정책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 강화'(37.3%)가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신규시장 진출 등 수출다변화 지원(26.1%)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 통상전략 강화(25.3%) △전략산업 육성(11.3%) 순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협력해야 할 국가로는 미국(47.3%·복수응답)이 가장 많이 거론됐고 이어 중국(33.7%), 유럽(15.3%), 중동·아프리카(13.0%) 등 순이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에 대해서는 '참여해야 한다'(53.4%)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참여는 하되 당장은 보류하는 것이 낫다'(41.3%)는 의견도 40%를 웃돌았고,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5.3%에 그쳤다.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이 하반기 수출에 대해 걱정이 많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기업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활력을 제고할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