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소재 안전성 요구하는 시장 특성...타 산업 대비 초고가 특수강 수요 ‘커’
국내 원전 소재 시장 개선 및 한국형 원전 수출 등에 기대...SMR 시장은 ‘新대륙’
특수강 업계가 정부의 탈원전 사업 폐기와 국내외 원전 시장 성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새로운 원자로 사업 모델도 등장하면서 합금봉형강 제조사와 특수강판 업계 등이 관련 제품 개발 및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열중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자료 발표를 통해 미국 등 원전 선도국들은 글로벌 원전 시장 규모가 2030년대 중반까지 500조~800조 원에 이를 것이라 추산(미국 원자력 경쟁력 회복 전략 보고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국내에서도 이전 탈원전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사업을 지원 및 육성하는 방안들을 논의 및 추진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특수강 업계도 원전향 제품 판매 및 한국형 원전과 소재의 동반 수출이 늘어나리라 기대를 걸고 있다.
원자로와 증기터빈 등 원전설비에 사용되는 철강재는 고부가가치 특수강 등이 적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일반 소재로는 원전 설비의 안전과 내구성, 내부식성, 내열성 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단조용 잉곳과 초고강도 철근(Super Bar), 스테인리스 무계목강관, SG(Steam Generator)강관, 오스테나이트계 초고순도 합금강 제품 등이 원전 설비의 부품 및 소재로 적용되고 있다.
또한 2020년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의혹 사고를 계기로 사용후 핵연료통 저수조에 대한 스테인리스 소재 적용 필요성이 환경계와 과학계에서 대두되고 있다. 값싼 화학소재(특수코팅 에폭시 등)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특수강 소재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전 전문가들과 대중의 요구가 커지고 이에 정부와 국회도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소 6mm 두께가 요구되는 스테인리스 후판 등 관련 특수강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국내외 특수강판 제조사들도 까다로운 원전 설비용 소재 시험성적 평가까지 받으며 원전 시장 진출 및 경쟁력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 원전 소재 시장이 단일 공급 사업 취고는 비교적 공급단가가 높은 편이고, 한국형 원전 수출 시에 연동 수출을 기대할 수 있으며 회사의 기술 경쟁력 홍보와 개별 특수강 제품 판매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전 세계 주요 제조업(철강, 조선, 우주항공 등)이 SMR 추진용 제품 개발 또는 생산 공정에 SMR을 이용할 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향후 원전 시장향 특수강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100분의 1 크기로, 1기당 소재 사용량은 일반 원자력 발전소보다 적은 편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SMR은 대형 원전과 달리 대량 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고, 터빈 등에서 일반 원전과 마찬가지로 고부가 특수강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특수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NNL)은 2035년 SMR 시장 규모가 최대 630조 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한 특수강판 관계자는 “원전이 매우 주요한 시설이란 인식 때문에 소재 사용에 자국 제품만 취급할 것으로 여기는 일반인이 많지만, 국내만 봐도 실제로는 원자력위원회가 요구하는 높은 제품 기준에 만족하면 해외 소재사도 국내 공급사를 통해 국내 원전 시장에 참여가 가능하다”라며 “최근 탈원전 기조로 국내 원전 시장에 다시 온기가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중국, 유럽의 특수강 업계도 한국의 원전 소재 시장을 다시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국내 특수강 업체들도 신제품 개발과 소재 공급 안정성을 홍보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