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성 칼럼 - 꿈의 직장을 꿈꾸다

황병성 칼럼 - 꿈의 직장을 꿈꾸다

  • 철강
  • 승인 2023.11.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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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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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 기준은 어디인가? 연봉을 많이 주기 때문에, 근무 환경이 좋아서, 복지가 좋아서 등이 필요충분조건일 것이다. 이것을 다 만족시키는 회사라면 좋겠지만 이런 꿈의 직장이 과연 몇 곳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다. 위의 조건을 하나라도 만족시킬 수 없는 회사가 전국에는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꿈의 직장을 꿈꾸는 것은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꿈을 꾸지 않을 수 없다. 꿈의 직장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각자 업무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꿈은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특히 근무형태의 변화가 높은 관심사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재택근무가 일반화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원상 복귀됐지만 일부 기업들은 상시 재택근무로 큰 성과를 내기도 한다. 이 근무를 놓고 경영자들이 제일 먼저 걱정한 것이 생산성이었다. 자율적 업무상황에서 과연 효율적인 업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재택근무를 장려할 수 없게 하는 이유였다. 이것은 곧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코로나와 같은 피치 못한 상황에서는 할 수 없이 재택근무를 했지만 정상화된 지금 대부분 회사가 출근으로 돌아온 이유다.

이처럼 일 안 할까 봐 출근을 강요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재택근무를 도입한 업체도 있다. 두 부류를 비교했을 때 성장성의 결과에 놀란다. 당연히 출근해서 일하는 업체가 성장성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한 조사에서 입증됐다. 근로 형태를 모니터링하는 업체가 55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의 매출 성장률이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16% p(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획기적인 결과다.

이 조사가 재택근무와 기업 성장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보여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연한 근무방식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유연 근무제는 직원을 믿고, 직원 친화적이며,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의 방증이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원은 동기 부여와 소속감이 높은 반면 재택근무자는 근무 방식에는 만족할 수 있으나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협업과 소통 부재는 더욱 큰 문제다.

또 다른 근무제 ‘월화수목토토일’은 더욱 획기적이다. 주 4일만 일하고 쉰다는 것은 경영자나 직장인 모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창조성이 결여된 경영자에게 이 근무제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로 인식될 것이다. 하지만 이 근무제를 도입한 국내 한 업체는 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출이 20% 이상 성장했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90% 이상이다. 이 근무제가 오히려 생산성 향상 도구가 됐다. 직원들이 행복하니까 회사도 행복한 그야말로 꿈의 직장이 된 것이다. 이 기업에 입사하려는 지원자도 세 배나 늘었다고 한다. 

주 4일 근무제는 우리 철강업체와도 무관하지 않다. 노사 갈등의 진통 속에 나온 것이지만 업계 맏형 포스코도 격주 4일제 근무제 도입을 합의했다. 그 뒤를 어느 회사가 쫓아갈 지 궁금하다. 부지런을 떠는 것이 직장인의 표본인 시절이 있었다. 워라밸은 꿈도 꾸지 못했고, 잔업과 야근을 밥 먹듯이 하던 시절 직원의 행복은 뒷전이었고 회사만 존재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금 ‘쉼’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한다. 옛날에는 엄두도 못 내던 주 5일제가 일반화되었고, 연차촉진제 등을 실시하지만 성장성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모든 직원에게 출퇴근 정책을 강제하는 것은 뒤떨어진 경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부서나 팀이 근무 방식을 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 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당장 재택근무나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어렵더라도 유연 근무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도 경영자의 일방적인 방침이어서는 안 된다. 근로자의 의견이 존중되는 근무 방식이야말로 근로자와 회사가 모두 행복한 꿈의 직장이 될 것이다. 특히 경영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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