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per Column]구리의 재활용 그리고 글로벌 환경규제

[Copper Column]구리의 재활용 그리고 글로벌 환경규제

  • 비철금속
  • 승인 2024.01.2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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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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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 한국동기술연구조합 이사/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구리 스크랩 재활용율 높이는 노력은 미래 수요 충족시키는 중요한 요소"

"ESG 경영 및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하는 데 큰 지원될 것"

조훈 한국동기술연구조합 이사/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조훈 한국동기술연구조합 이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구리제품의 세계적인 수요는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22년 기준으로 2,900만톤으로 발표됩니다. 제품의 형태별로는 와이어나 봉이 가장 비중이 커서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이어서 파이프 형태가 12%, 판이나 박의 형태가 12%, 그리고 기타 형태가 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용도별로는 건설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전체 구리 사용량의 29%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 뒤를 이어 파워 그리드가 16%, 중공업이 15%, 소비재가 13%, 수송이 10%, 공조기용이 7%, 기타 용도가 10%로 조사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구리의 산업적 용도는 다른 금속이 대체하기 어려운 높은 전기전도도와 열전도도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서 국제 동연합회(International Copper Association, ICA)의 보고서에서는 구리제품의 80%가 합금이 아닌 순금속의 형태로 사용되므로 재활용 공정이 용이하고 비록 다른 합금 원소를 함유한 구리제품의 경우에도 품질을 저하시키지 않고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리의 뛰어난 재활용성으로 전 세계 구리제품 수요량인 2,900만톤 중 약 870만톤은 재활용된 스크랩에 의해 충당됩니다. 이 스크랩은 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구리 제품 생산과정에서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인 'new scrap'으로 470만톤이며, 다른 하나는 제품이 사용된 후 폐기되고 회수된 'old scrap'으로 400만톤입니다. 이러한 재활용 과정을 통해 구리의 지속 가능한 활용이 가능하며 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구리 제련 공장에서는 사용 후 스크랩인 old scrap을 공정 중에 추가하여 재활용 원료의 첨가량을 높이고 동시에 제련 설비 노내 온도의 급격한 증가를 방지하는 데 사용합니다. 특히 1980년대 이후에는 폐가전 등에 포함된 귀금속 재활용에 큰 관심이 있었고, 이들 귀금속이 포함된 스크랩을 용융시키고 전해 정제 공정에서 구리와 귀금속을 분리하여 귀금속을 손실 없이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제련공정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JX금속의 제련 공정에서는 20%의 사용 후 스크랩을 용융 공정에 투입하고 있으며, 2040년에는 이 비율을 50%로 늘릴 계획입니다. 국제 구리 연합회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동(refined) 생산 시에 16% (400만톤)의 제품 사용 후 스크랩을 사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구리 제품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470만톤의 new scrap은 구리 제품 제조 공장 내에서 바로 재활용되거나 제련 공장으로 운반되어 재활용됩니다. 이러한 재활용 과정은 구리의 지속 가능한 생산 및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구리 수요의 급증은 탈탄소화 및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으로 기인합니다. 태양광 패널의 전극이나 열수집기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서 구리의 필요량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분산형 송배전 시스템에서는 지중선이나 해저케이블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며, 이는 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먼 곳으로 전송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구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 산업도 구리의 수요를 늘리고 있습니다. 배터리, 버스바, 모터 등 전기차 부품에 구리 소재가 사용되면서 내연기관차에 비해 약 4배의 구리가 필요하다고 예측됩니다. 이러한 수요의 급증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져 22년 4월의 구리 스크랩의 가격은 2015년 대비 약 2배 상승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구리 수급에 대한 새로운 대응과 재활용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요 증가에 대비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새로운 생산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리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구리 광산 생산량 증가 뿐만 아니라 스크랩 재활용 및 광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2050년 구리 수요 6,700만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용후 스크랩의 재활용율을 25%까지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스크랩 재활용 공정의 기술 개발과 효율성 향상이 필요하며, 재활용 공정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투자가 중요합니다. 또한, 구리 스크랩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 및 시스템 개선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광산의 가동율을 향상시키고 신규 광산을 개발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대응책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구리 수급 부족을 최소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요량 생산에 필요한 원소재의 확보라는 점 이외에 추가로 ESG 경영과 환경규제가 구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커질것으로 예상됩니다. ES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영향을 포함한 경영전략으로, 이를 실천하려면 구리 산업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스크랩 재활용을 증가시키는 등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 내에서 환경경영을 강화하고, 각종 환경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EU에서의 환경규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디지털 제품 여권제도(Digital Product Passport, DPP)는 제품의 환경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고 환경 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제품 수명주기 내내 친환경적인 제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배터리 법(Battery Regulation)은 배터리 생산과 재활용에 엄격한 요구사항을 제시하여 친환경적인 배터리 사용을 촉진합니다. 또한, 탄소국경 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CBAM)는 EU로의 제품 수출 시 탄소 배출량에 따른 조정을 요구하여 환경친화적 제품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들은 구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과 스크랩 재활용의 증가는 환경규제를 준수하는데 필수적이며, 미래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SG 경영과 글로벌 환경 규제의 준수는 구리 산업이 미래 환경과 규제적 요구에 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배터리 법은 산업용 및 전기차용 배터리에 포함된 코발트, 납, 리튬, 니켈 등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2027년부터 시작하여 2035년까지 점진적으로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CBAM에서는 2026년부터 무상할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여, 2034년 전면 폐지를 예정하고 있으면 2024년 12월까지는 K-ETS 을 적용하여 내재 배출량 산정이 가능하지만 2026년 1월 이후에는 산정범위와  배출계수가 다른 CBAM 방법만 사용하여야 합니다. 또한 전환기간중 CBAM 보고서 제출의무를 미준수하면 제품 톤당 10-50유로의 과징금이 부과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EU 역외 기업들이 분기별로 제출하는 보고서를 기업의 제조 노하우등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과 같은 새로운 도전들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들은 유럽의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러한 규제들에 대비하여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U로의 수출을 위해서는 구리제품의 내재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구리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스크랩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동을 이용하여 구리 제품을 1톤을 생산할 때는 약 3.75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재활용 스크랩을 사용하는 경우 이 배출량을 0.175톤으로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재활용 스크랩의 첨가량을 증가시키는 공정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일부 기업들이 재활용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의 후루카와 전공은 전선 스크랩을 100% 이용하여 FPC용 전해동박을 제조하는 등 재활용재의 활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철강을 생산하는 Posco는 고철(스크랩)을 이용하여 철강을 제조하는 전기로를 도입하고, 2050년까지는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은 구리제품 생산과 관련된 환경적인 영향을 줄이는 데 중요하며, 특히 환경규제에 민감한 국가 및 시장으로의 수출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리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동안, 2035년을 기점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의 재활용 기술과 채굴 양이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구리 스크랩 재활용율을 높이는 노력은 미래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ESG 경영 및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데 큰 지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노력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함께, 환경 보호 및 규제 준수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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