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per Column] 구리 산업 경쟁력 위해 고민해야 할 사안들

[Copper Column] 구리 산업 경쟁력 위해 고민해야 할 사안들

  • 비철금속
  • 승인 2024.01.15 07:05
  • 댓글 0
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승균 한국동기술연구조합 이사(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장)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 골드만삭스에서는 구리(銅)를 새로운 석유로 정의한 바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파리협정에 의한 탄소경제체제의 본격적인 개막 등 산업대전환의 시대에 구리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구리는 가격, 전도율, 연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현존하는 비철금속 중 가장 우수한 전도체로 향후 전력이 주 동력원으로 화석 연료를 대체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조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게 구리소재 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 제조 산업 전반의 다양한 부품에 활용되어 최종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뿌리기술이기 때문이다. 구리는 우수한 전기전도도와 열전도의 특성으로 자동차, 전자, 조선 등 국가 주력산업의 IoT, 전기전자부품, 배터리 등의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금속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자원의 특성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전략산업인 전기차에 매우 중요한 핵심소재로 모터, 배터리백, 전기장치부품, 내부배선 등 차량 전반에 걸쳐 구리가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생산에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4배 이상(전기차 83㎏ vs 내연기관차 22㎏)의 구리가 필요하다.

또한 전기차 산업의 구리 수요는 단순히 차량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전기차 충전소, 충전소에 보급될 전력을 비축하고 상시 송전해 줄 수 있는 에너지 저장시설 및 전력망 등 유관 인프라에도 구리의 수요는 지속하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화력발전 비율이 높은(41.9%) 한국은 탄소감축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의 경우, 기후에 의존하는 발전 메커니즘의 특성으로 전력 생산지와 수급지 간 거리가 멀고, 발전시설이 분산 배치되어 기존 화력발전 대비 4~6배 이상의 구리를 필요로 한다. 향후 주요 경쟁 국가들의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감안했을 때 구리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 상황에서 구리가 우수한 항균성뿐만 아니라 항바이러스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구리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서도 친환경 항균 금속소재로서 다양한 활용도를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구리는 현재 우리 경제·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미래 첨단전략 산업 발전에 핵심요소로, 구리소재 산업의 지속발전 가능성은 크게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산업대전환의 시대에 대응하고 우리의 구리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첫째, 기반시설의 노후화 및 전통적인 제조공정으로 인한 경쟁력 열세의 문제이다. 전통방식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구리소재 관련 뿌리기업이 집적화 되어있는 산업단지의 기반 인프라가 노후화 되면서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단지의 기반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구리소재 뿌리기업에 첨단 제조공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제조기업의 스마트화 수준은 37점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기업 간 스마트화 수준의 격차도 큰 편이다. 특히 뿌리기업의 경우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장기적인 안목에 기반을 둔 체계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기업 스스로가 첨단제조공정의 도입을 인지하고 준비하도록 돕는 것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위해 컨설팅, 교육, 인력육성 분야에 대한 지원을 더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인력수급 문제이다. 국내 기업의 산업기술인력 부족의 가장 큰 발생 사유는 ‘직무수행을 위한 자질 및 근로조건에 맞는 인력 부족’과 ‘인력의 잦은 이직이나 퇴직’으로 나타난다. 

신입직원은 직무, 기술, 적성 등의 미스매치 비율이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무교육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신입직원의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중간관리자의 경우에는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기업환경에 맞추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 구리소재 산업에서는 현장인력의 직무직급별 체계적인 교육이 매우 중요하며 재직자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국내 인구감소시대 대응하여 생산인력 확보를 위해 우수 재외동포 등을 활용 방안에 대한 다양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역할 강화이다. 최근 대학 연구실의 연구 성과를 보면 인장강도를 철강에 육박하는 900~1000㎫(1㎬) 수준까지 향상시키면서도 전기전도도는 순동 소재의 40% 수준을 구현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러한 대학 선행연구의 우수한 성과를 상용화 단계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대학의 적극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재료공학, 화학공학, 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구리와 관련된 전문 커리큘럼을 통해 양성된 이론적 지식과 실용적 기술을 보유한 우수한 공학인재 양성을 통해 구리소재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