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철강‧하이스틸, ‘故 엄춘보 회장’ 10주기 추모행사 개최

한일철강‧하이스틸, ‘故 엄춘보 회장’ 10주기 추모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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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0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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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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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철강산업의 역사와 함께한 故엄춘보 회장

선제적 투자로 강관 생산 성공적으로 안착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테마파크인 송암스페이스센터 건립

한일철강‧하이스틸은 창립자인 故엄춘보 회장 선대회장 영면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따뜻하고 강직했던 모습을 추억하고, 생전의 뜻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개최했다.

영면한 지 10주기를 맞아 지난 7일 오전10시 서울 중구 한영빌딩 대회의실에서는 유가족과 한일철강, 하이스틸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면 10주기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故엄춘보 명예회장 10주기를 맞아 평생을 철강 외길을 걸어왔던 故엄춘보 명예회장을 발자취를 되새겨 본다.

뼛속까지 철강인이었던 故엄춘보 명예회장은 1919년 평안북도 용천 출생이다. 엄 회장이 철강업과 연관을 맺은 것은 1945년 결혼을 하면서부터이다. 장인이 만주 봉천(심양)에서 ‘강덕금속공업주식회사’라는 회사를 운영하였는데, 선반 70여대를 보유하고, 고철을 회수하여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면서부터다. 이후 엄 회장은 남쪽으로 월남하였고, 6.25 전쟁을 겪었으며, 전후 복구사업에 뛰어든다. 복구사업으로 했던, 철판판매업이 본격적으로 안정을 찾게 되자, 소규모 도매상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법인을 세우는데, 이것이 1957년 12월에 설립된 한일철강 주식회사이다.

한일철강 故엄춘보 회장
한일철강 故엄춘보 회장

법인 설립된 한일철강은 1963년 대한중공업(인천제철 전신) 철판대리점으로 선정되었고, 공급이 안정되면서 철강 관련업체들도 늘어나게 되는데, 철강사업을 하는 업체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유대관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엄 회장은 업체를 모아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이것이 한국철강상협회였다. 회장사는 한일철강, 조합장은 엄 회장이 맡게 되는데, 철강업계가 조합을 결성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철강업계가 하나로 모이는 최초의 사건이었다.

엄 회장은 후대에 철강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 데, 철판을 판매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다른 상품은 가짜가 많고 성분을 속이는 일이 많았지만, 철판은 치수만 확인하면 서로 속고 속는 일이 없고, 또 유행을 타지 않고 변하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1973년에 포항제철 제1기 공장이 준공되면서 처음으로 품질은 다소 불안정 했으나, 제품다운 철강재가 탄생하게 된다. 엄회장은 포항제철의 경인지역 판매대리점 요청을 받고, 대리점을 하기로 한다. 포항제철의 제1호 대리점이 된 것이다. 당시에 업계에서 쌓아온 엄회장의 경력, 평판과 영업실적 등이 좋게 평가 받는 순간이었다.

엄 회장의 철강사업의 영역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1974년, 엄회장은 단순한 철판 유통에서 벗어나 제조업을 하기로 한다. 우선 등촌동 공장에 경량 형강을 생산할 수 있는 성형기를 설치하고, 건축자재로 보급시키고자 C-형강을 선택했다.

그 당시 국내에는 C-형강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산 C-형강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엄회장은 파이프를 생산하기고 결정하고, 1976년 등촌동에서 가까운 가양동에 공장을 짓는다. 강관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엄회장은 당시 강관회사에서 자동차 회사로 전환하게 된 기아산업의 강관사업부의 조관기를 인수하여 강관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강관 생산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자신감은 얻은 엄 회장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포항제철이 거대 제철소로서 성장할수록, 원자재인 코일을 공급지에서 바로 받아 가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엄회장은, 1982년 포항시 괴동동에 국내 최초의 현대식 코일센터를 지었다. 코일센터 건설 후 물량이 계속해서 증가하자, 3년 후에 다시 포항시 장흥동에 2공장을 짓게 된다. 포항의 2개 공장도 정상적으로 본 궤도에 오르자, 한일철강은 1988년 기업을 공개하고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하게 된다.

이후 한일철강은 1994년 인천공장에 12인치 강관을 생산할 수 있는 조관기로 철강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철강원로들이 한일철강이 지금도 타사의 롤모델이 되고, 59년 줄곧 철강 외길을 걸으면서도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엄회장의 이러한 미래를 보는 시야와 한 번 결정하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맹호출림’ 평안도 기질과 ‘일당백’의 기개가 있었다고 회고한다.

엄 회장이 세운 한일철강은 한국철강산업과 그 맥을 함께 했다. 한일철강이 대한중공업 대리점, 인천제철 대리점을 거쳐, 포항제철 대리점을 거쳐 현대제철대리점이 되었으며 그 이후 현재 공장은 한일철강은 인천에 1곳, 포항에 1곳, 평택에 1곳 등 총 3곳에 코일센터가 있다. 하이스틸은 인천에 2곳, 당진 2곳, 함안 1곳 등 총 5곳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조용 강관은 물론, 원유, 가스 수송용 강관으로 전 세계에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한일철강은 중국에도 강음시에 소구경 강관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엄 회장이 한국철강업에만 큰 업적을 쌓은 것이 아니다. 엄회장은 사재를 들여 2007년에 경기도 양주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테마파크인 송암스페이스센터를 세웠다.

엄 회장은 천문대 설립 당시 80세가 넘어 천문대를 왜 건립하냐는 질문에 “먼 옛날 세계를 제패하는 자는 징기스칸의 몽골 같은 육지전에 강한 나라였다. 그 후에는 스페인, 영국 같은 해전에 능한 나라가 세계의 강국이 되었고, 현재는 하늘을 지배하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우주를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에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천문우주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 규모보다 많이 뒤쳐져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천문우주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제대로 된 시설은 전무한 실정임을 절실히 느꼈던 엄회장은 비록 우리의 힘이 부치는 일이나 매우 적절하고 필요한 시설을 결단하여 실행한 것이다. 특히, 이곳에 설치된 망원경은 국내 제작 망원경으로 좀더 저렴한 망원경을 유럽, 미국 등에서 수입하면 되었지만, 엄회장은 국내 천문, 우주 발전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 국산제작에 힘쏟았다.

국산 1호 망원경이 되는 600㎜급 망원경을 한국천문연구원과 공동 개발하여 성공함으로써 한국 과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게 되었다.

엄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한일철강, 하이스틸의 한국철강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영원한 철강인이었던 故엄춘보 명예회장은 지금은 우주의 별이 되었지만, 그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철강인들의 기억속에는 아직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테마파크인 송암스페이스센터의 천체망원경

 

■ 송암(松岩) 엄춘보(嚴春甫)(Chunbo,Um). (1919~2014)

[ 프 로 필 ]

1919년 3월19일 평안북도 용천출생(북한)

1940년~1943년 대련중학교 졸업

1940년~1943년 만주전신전화회사 근무(중국)

1943년~1945년 상해스탠다드 석유회사 근무 (중국)

1963년~1965년 한국철강상협회 회장

1957년~1991년 한일철강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1988년 3월 대통령 표창 ( 납세의무를 통한 국사사회 발전 기여 표창 )

1991년~2013년 한일철강주식회사 회장

2013년~2014년 한일철강주식회사 명예회장

[ 업 적 ]

1953년 협성상회 설립(함석 판매업)

1957년 한일철강 창립(철판 판매업, 법인설립)

1963년 한국철강상협회 결성 (한국최초 철강협의단체)

1973년 포스코 1호 대리점

1974년 등촌동 공장 준공 (한국최초 C-형강 제조 시작)

1976년 가양동 공장 준공 (강관 제조 시작)

1982년 포항 코일센터 준공 (포항시 괴동동)

1985년 포항 2차 코일센터 준공 (포항시 장흥동)

1988년 한국거래소 주식상장

1992년 인천 파이프공장 준공 (인천 남동공단)

1995년 인천 코일센터 준공 (인천 남동공단)

1996년 인천 물류센터 준공

1999년 1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01년 2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03년 하이스틸 기업 분할

2003년 중국 강음한일강철 유한공사 준공(강관제조)

2005년 3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07년 평택 코일센터 준공

2007년 송암스페이스센터 설립(한국 최대 민간 천문대)

2009년 하이스틸 당진공장 준공

2012년 5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14년 엄춘보 명예회장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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