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양극화된 열연 수입시장…“붙을 것이냐, 더욱 멀어질 것이냐”

[이슈] 양극화된 열연 수입시장…“붙을 것이냐, 더욱 멀어질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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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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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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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價 대폭 인상…국내 수요처 “일본산 계약 어려워”
中 2급밀은 되레 낮춰…1급밀은 일본 수출 관망 분위기

동북아 열간압연강판(HR) 수출시장에서 가격 편차가 극명해지고 있다. 최근 일본 철강업계의 수출 오퍼(Offer)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으나, 중국 2급밀 이하 제조사가 제시하는 수출가격은 더욱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영 철강기업의 경우 향후 시장을 관망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의 눈이 중국과 일본 철강사의 향후 수출 오퍼 가격에 쏠리고 있다. 


▣ 하공정업계, 일본산 열연강판 사실상 수입 불가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철강업계는 한국향 열연강판 오퍼 가격을 톤 당 680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대비 톤 당 80달러가량 오른 가격이며, 성약 시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한 수입원가는 톤 당 90만 원을 넘기는 수준이다. 최근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80만 원 중후반선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제품. 현대제철 제공.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제품. 현대제철 제공.

지난 2월 기준 일본산 열연강판 평균 수입가격은 톤 당 610달러 안팎을 형성했으며, 3월 초순 기준 오퍼 가격도 600~610달러 선을 기록한 바 있는데 오퍼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연초 국내 제조사들의 반덤핑(AD) 제소 검토 여부와 내수 가격 인상 방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국 철강업계가 제시한 오퍼가격은 2급밀들을 중심으로 떨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2급밀 이하 제조사가 제시한 오퍼가격은 톤 당 530달러선까지 밀려났다. 앞서 2급밀 오퍼가격은 톤 당 540~550달러선을 유지했으나, 최근 원료가격과 내수 열연강판 가격 약세의 영향을 받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다만 중국 대형 1급밀들은 직전 주간과 유사한 톤 당 590달러대의 오퍼 가격을 제시하는 한편, 일부 업체는 오퍼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향후 일본 오퍼 가격 추이를 살피겠다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 열연강판 수출 오퍼가격이 극단적으로 벌어지자, 국내 수요업계 또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일본 철강업계의 오퍼가격 인상을 단발성으로 봐야 할 지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일본 제조사의 가격 방침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본 제조사가 계속해서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면 국내 고로사들 입장에서 나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공정업계의 경우 생산하는 제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일본산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던 제조사들은 일본 제조사가 제시한 높은 오퍼가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톤 당 90만 원이 넘는 가격이라 수입은 불가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이 많은 하공정업계는 일본 오퍼가격 추이를 관망하는 한편 만약을 대비한 소재 조달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철강업계, 일본 오퍼價 보폭 맞출까? 


3월 중국 양회 이후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원료 가격이 급락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도 급격히 하락했다. 건설과 부동산 등 전방위적인 수요 부진 여파로 당분간 가격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으며,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도 연초 대비 200위안가량 하락했다. 

다만 중국 철강업계의 오퍼가격도 일본 철강사 추이에 맞춰 인상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올해도 수출 밀어내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1급밀의 경우 일본 오퍼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그에 맞춰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다만 2급밀 이하 제조사 오퍼가격은 인상 폭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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