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지출 축소로 인프라 부문 수요 둔화, 수입 대응 위해 국내산 철강 우대 조달 정책 연장
인도의 시장조사업체 ICRA는 제조업 성장과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인도의 철강 소비가 2024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정부의 재정 지출 축소로 인해 증가율이 기존 전망치인 12~13%에서 7~8%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CR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인도 철강업계는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 상승, 선거를 앞둔 국내 수요산업의 일시적 성장 둔화, 수요 둔화에 따른 철강 가격 하락,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둔화 및 수입재 증가 압력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철강 소비 허브이자 수입 물량이 많은 중국과 EU, 북미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경기 둔화에 직면함에 따라 글로벌 철강 무역 흐름은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의 경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철강업계에서도 기존의 유럽과 북미시장을 대체하는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지인 동아시아 국가들이 인도를 주요 수출 타겟으로 잡으면서 이번 회계연도에도 인도의 철강 수입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ICRA는 "3월 성수기 진입 이후에도 외부 환경이 의미 있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인도는 다음 회계연도에도 계속해서 철강 순수입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6월부터 11월까지 6개얼 동안 모디 정부가 올해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하면서 인도의 철강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나 증가했다.
이와 같은 폭발적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3 회계연도 인도 철강업계의 공장 가동률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88%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023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성수기인 축제시즌임에도 자동차와 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인프라 투자도 둔화되면서 철강 소비 증가율은 6.5%로 현저하게 둔화됐다.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인도 철강업계의 수익성 악화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철광석 가격이 25~30% 상승하고, 원료탄 가격도 상승하면서 인도 철강업체들의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도 이익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도 정부는 국내 철강 수요 둔화와 철강업체들의 경영난 해소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프로젝트에 국내산 철강제품을 우대하는 정책을 2024년 5월 29일부터 6개월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국내산 철강 우대 정책은 5월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인도 정부는 철강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모든 정부 프로젝트에 국내산 철강을 우선 구매하는 정책을 연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