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규제가 공공의 선 위한 최선책은 아니지만…

수입 규제가 공공의 선 위한 최선책은 아니지만…

  • 철강
  • 승인 2024.04.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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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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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과의 무역 마찰 및 분쟁이 빈번하다. 가장 대표적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를 꼽을 수 있다. 역사상 최초의 반덤핑 조치는 지난 1877년 독일산 면직물 제품에 대한 영국 정부의 반덤핑 규제였다. 당시만 해도 불공정 무역행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수입품 가격 상승만을 위해 활용됐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주의 기조가 확산되면서 일부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저가 공세로부터 자국 시장과 산업을 보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우리나라 역시 헌법 제6호 제 119조 2항을 근거로 1968년에 수출입공고가 공포되고 덤핑방지관세제도가 갖춰졌다.   

세계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여가면서 가장 많이 규제하고 있는 분야는 철강 및 비철금속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적용된 무역규제 사례는 총 657건인데, 이 가운데 반덤핑을 포함해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에 대한 규제는1/3이 넘는 221건에 달한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제조업이 바탕이고, 제조업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가 철강 및 비철금속이다. 철강의 경우, 1인당 조강소비가 여전히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국내 경제에서 철강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데 국내 시장은 저가 수입재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는 방어기재가 부족하다. 법과 제도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상하공정, 제조유통, 생산소비의 불균형으로 인해 반덤핑 규제에 소극적이다. 

최근 열연강판과 중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 움직임도 이와 유사하다. 일관제철 업체들은 저가 수입재로 내수시장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지만, 가공업체들은 저렴한 수입 소재를 사용해 시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수익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일 수 있지만 어떠한 장벽도 없는 시장이라면 중국의 물량 공세와 일본의 엔저 공세를 버텨내고 국내 산업계의 공급망 사슬이 끈끈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덤핑 규제가 공공의 선을 이루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고 고려해야 할 것도 많다. 과거 H형강 수입규제의 상황과는 달리 산업계 내 이해관계가 다르기도 하고 반덤핑 제소로 인한 보복관세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철강산업의 건강한 생태계와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이 강건해지기 위해서는 고육책이라도 써야만 한다. 

더군다나 일부 규제 품목은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규제 자체를 우회하는 편법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덤핑 우회는 주로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주로 덤핑이 금지된 품목을 사소하게 변형하여 마치 다른 품목인냥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이다. H형강이 대표적이다. H형강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국내 업계가 고사 위기에 몰리자 지난 2015년부터 중국산 수입 제품에 32.7%의 높은 수입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에서 저가의 중국산 H형강 사용된 것이 밝혀진 점도 당시 수입 규제를 시행한 배경이 되었다. 

하지만 2020년을 전후하여 중국 기업들은 H형강의 구조를 사소하게 바꿔서 들여오는 방식으로 반덤핑 을 피하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 H형강 끝단에 작은 철판을 용접해 붙여서 ‘기타 철구조물’로 바꾸어 수출하고 국내에 들여온 후로는 용접 철판을 제거해 사용한다고 한다. 당연히 국내 제조사들이 만든 H형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 수요가들도 편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에 페인트를 묻혀 듣도보도 못한 컬러후판으로 수입되는 경우도 아직 상당하다. 기존 규제를 벗어나는 이러한 편법 수출에 대응하는 법률, 제도적으로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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