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 슈퍼사이클급 호조
상반기 ㄱ형강 수입 40% 급증
국내 생산판매는 두자릿수 감소세
수입산 국내 시장 점유율 35% 쑥
최근 조선산업이 슈퍼사이클급 호황에 접어들었지만 국내 ㄱ형강(앵글) 생산·판매는 올해 들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입이 급증한 탓인데 상반기 ㄱ형강 수입 규모는 조선업 호황 정점이던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ㄱ형강 수요는 국내 제조업 경기와 밀접한데 특히 조선, 기계산업과 가장 연관이 크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ㄱ형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1.5% 급증한 13만2,200톤을 기록했다. ㄱ형강 반기별 수입이 13만톤대로 진입한 건 2012년 상반기(13만2,100톤) 이후 12년 만이다.

국가별 수입은 상반기 중국산이 7만7,1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급증했으며, 이 기간 일본산 역시 19.3% 증가한 5만4,700톤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ㄱ형강 월평균 수입은 2만2,000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총수입은 26만4,000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입이 21만5,000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약 23%(4만9,000톤) 늘어날 전망이다.
ㄱ형강 수입 급증세에는 건설경기 침체 속 국내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급 호황을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조선업 수익성 지표인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을 지수화)는 지난달 말 기준 187.23을 기록했다. 신조선가 지수가 18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기준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후 선박 가격을 비교하는 지표로 숫자가 클수록 선박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선박의 발주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되는데 현 추세라면 역대 최고 수준이던 191.6(2008년 9월)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한국은 수주량에서 경쟁국인 중국에 밀리지만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영역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은 선가가 비싼 친환경 선박을 선별수주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수주 호조로 국내 조선사들이 이미 3~4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만큼 글로벌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조선업황 호조에도 국내 ㄱ형강은 대부분 수입산에 자리를 빼앗긴 형국이다. 국내 건조 능력 한계로 철강 실질 수요 증가폭도 미미한 상황에서 그나마 늘어난 수요도 수입산이 대부분 꿰찬 모습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ㄱ형강 내수판매는 21만4,3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했으며, 생산 역시 15.6% 줄어든 20만7,900톤에 그쳤다.
이 기간 수입은 44.8% 급증한 11만6,200톤을 기록하면서 수입재 국내 점유율도 올 들어 꾸준히 35%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17% 수준이었던 ㄱ형강 수입재 국내 점유율은 지난해 27%로 오르더니 올 1분기 사상 첫 35%대로 치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