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급락에도 '시큰둥'…韓日 철스크랩 디커플링 장기화

엔달러 급락에도 '시큰둥'…韓日 철스크랩 디커플링 장기화

  • 철강
  • 승인 2024.08.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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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정환 기자 jhki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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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20여일 만에 161→146엔 급락
도쿄제철 거점별 2,000~2,500엔 인하
급감한 수입 기조에 국내 영향은 글쎄

한국과 일본 철스크랩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엔화 절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연이은 건설경기 침체로 올해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이 크게 줄면서 이에 따른 영향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환율 시장에 따르면 지난 2일 엔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달러당 146.57엔으로 전일 대비 1.87%(2.79엔) 급락했다. 전날 149엔대에서 3엔 가까이 떨어진(엔화 가치 상승) 셈이다.

엔달러 환율이 146엔 선으로 내려온 건 지난 3월 11일(146.94엔) 이후 5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달 10일까지 달러당 161엔대로 슈퍼 엔저를 유지하던 엔달러 환율은 이튿날부터 내리 밀리면서 불과 20여일 만에 15엔 이상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에는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한 가운데 미국은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해지며 엔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4.3%로 시장 예상치인 전월 4.1%를 상회했다.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더 올릴 것이란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함께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일본 철스크랩 수출은 추가 약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일본 철스크랩 수출은 32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이 기간 베트남향 수출은 125만톤으로 60.3% 급증한 반면 한국향은 44.7% 급감한 84만톤에 그쳤다.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등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에서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은 반토막 난 상황이다. 최대 구매처인 현대제철이 남은 하반기에도 일본산 입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리면서 당분간 일본 시장과의 탈동조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포스코만 간간이 일본산 입찰에 나서는 모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일 일본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HS와 슈레디드(Shredded) 등급 모두 톤당 5만7,500엔(CFR)으로 입찰했다.

3주 만에 입찰 재개로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HS 6만엔, 슈레디드는 5만9,500엔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환율 변동에 따라 등급별로 2,000~2,500엔 인하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서는 HS 등급 1카고만 성약됐다.

일본 철스크랩 내수 지표인 도쿄제철도 연이어 단가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역시 환율 변동에 따른 낙폭이란 평가다. 회사는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거점별로 철스크랩 매입 가격을 평균 톤당 2,500엔씩 내렸다.

반면 국내 시장은 아직까지 인하 여력이 없는 분위기다. 특히 남부권에서는 지난달 중순 특별구매 인상(1만원)에 이어 이달 추가 특구(1만5,000원)까지 기대하는 상황이다.

철근 유통시세 반등과 함께 잇따른 장마와 폭염이 맞물리며 철스크랩 물동량도 급격히 줄었다는 평가다. 철근 유통가격은 6월 말 현대제철 등 주요 제강사들의 공급발 인상 드라이브와 함께 이달 초까지 총 10만원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슈퍼 엔저로 견조했던 엔화 지표의 정상화 측면 수준으로 보인다"며 "국내와 일본 시장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탈동조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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