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수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부분의 조선사들은 앞으로 몇 년 간의 일감을 확보했고 수주호조 행진도 지속되고 있다.
해상운임 등에 따라 컨테이너선의 발주도 증가하고 있고 국내 조선사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LPG, LNG 운반선의 수주 독식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의 발주도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등 조선산업 자체가 수퍼싸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조선사들의 수주 호조 행진이 이어지면서 조선기자재 등 관련 산업들도 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활황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조선용 철강 및 비철금속 수요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조선 산업의 활황은 연관 산업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산업의 활황 소식은 국내 후판 업계에는 반갑지만은 않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판매 증가와 더불어 수익이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자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그동안 수요비중이 높은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등에 공급되는 주요 철강제품의 가격은 구매력이 강한 수요업체들의 영향력으로 인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사들의 경우 국내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일본산 구매는 늘리면서도 국내 제품 가격은 인하를 요구하는 비상식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가격이 낮은 중국산 후판을 대거 적용하면서 국내 후판 사용량은 크게 감소했다.
그동안 후판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응해왔지만 지속되는 물량 공세로 한계에 부딪치면서 급기야는 덤핑제소를 통해 수입에 대응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조선사들은 업황의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며 후판 가격 변동 최소화를 요구해 왔고 철강사들은 상생을 위해 조선사들의 입장을 받아 들여왔다. 이는 철강이 소재산업이기 때문에 전방산업과의 상생협력이라는 역할과 의무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입장이 바뀌었다. 조선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철강업은 불황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선사들은 입장을 고수하며 가격 협상은 난항에 빠져있다. 입장 차이는 여전히 뚜렷하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에 큰 변화가 나타났고 앞으로도 변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강 제품은 주요 원자재의 만큼 전후방산업 간의 상생 협력은 앞으로 각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반복되는 소모적인 갈등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상생협력 체제 구축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지금이 전환점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