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사태 새국면...경영권 분쟁서 '국가 경제, 안보 사안'으로

고려아연 사태 새국면...경영권 분쟁서 '국가 경제, 안보 사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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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1.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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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원진 기자 wj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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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전구체 기술, 국가핵심기술 선정
해외 인수합병, 합작투자시 '산업부 장관 승인' 필수 
"국외 의존도 높은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 지킬필요 있어"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출처=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출처=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자회사 켐코(KEMCO)와 함께 개발한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을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지난 13일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함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고 18일 밝혔다. 

고려아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현재의 경영권 분쟁이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고려아연 측의 입장이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기업이 국가핵심기술을 외국 기업 등에 매각하거나 이전 등의 방법으로 수출할 때, 또는 해외 인수합병과 합작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할 때는 미리 산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자부 장관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뒤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 없게 됐다. 고려아연은 최근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모두 국내 기업에 매각된 점을 들며 고려아연의 해외 매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자사가 보유한 국가핵심기술인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은 우리나라가 이차전지 소재 산업뿐만 아니라 전기차 산업에서도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국가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점을 들며 근거를 더했다. 실제 시장 조사 기업인 국내에서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는 무려 97.5%(한국무역협회 기준)에 달하는 등 국내 산업의 전구체 의존도는 매우 높은 실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국가핵심기술의 지정이 향후 MBK-영풍측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존에도 20조 원이 넘는 고려아연의 시가총액과 대규모 인수 자금 때문에 MBK와 영풍의 투자금 회수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상황이다. 때문에 고려아연은 투자금 회수 작업이 지지부진해지면 그 사이 고려아연의 기업 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은 MBK-영풍측의 인수합병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해외 우량 자산을 먼저 구조조정해 수익화를 도모하고 분할 매각 등을 활용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요 기술의 해외 공유와 수출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자금 회수에 나설 여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고려아연의 뛰어난 현금 창출력에 기대 대규모 배당 정책으로 막대한 현금을 챙겨 고려아연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며 MBK-영풍 측의 향후 움직임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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