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 부진에 中 선재업계 출하價 인하, 밀어내기 수출 다시 증가 우려
내년까지 中 수출 증가세 지속 예상, 중국산 선재 수입 견제 강화 및 무역갈등 악화 예상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부진으로 인해 선재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철강업계가 선재 출하가격을 다시 내리면서 저가 밀어내기 수출이 다시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이번 가격 인하가 중국의 내수 침체로 인한 것임을 볼 때 이전보다 더욱 수출 물량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의 장쑤사강그룹(Jiangsu Shagang Group Company)은 이달 말부터 국내 시장에 적용되는 철강재 가격을 발표하고 모든 철근과 선재 가격을 각각 150위안(약 미화 21달러) 인하했다. 이 회사의 공식 가격 인하는 10월 말 선적 이후 한 달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첥근과 선재 가격은 인하했지만 열연강판을 포함한 판재 가격은 전월과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말 이 회사는 철근과 코일철근, 선재 가격을 모두 톤당 100위안 인하했는데, 이번 가격 인하로 인해 두달 만에 총 톤당 250위안(약 미화 35달러)를 인하하게 됐다.
현지 철강업계에 따르면 3분기 말부터 유통업계와 건설업계가 새로운 국가 철근 표준을 준수하기 위해 재고 감축에 나서고, 중국 정부가 각종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한 때 중국 내 선재와 철근 가격은 톤당 3,500위안대로 올랐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수요 감소가 지속되면서 11월 20일 기준 톤당 3,300위안대로 하락했다.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내수 수요가 감소한 데다 재고 물량이 다시 증가하면서 중국의 선재 제조업체들은 다시 밀어내기 수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 선재업계가 다시 밀어내기 수출에 나서면서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선재시장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중국 철강업계의 밀어내기 수출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포항제철소의 1선재공장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일본 선재업계는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의 선재업계에서도 중국산 선재 수입 증가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선재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중국산 선재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4년 4월~9월 선재 수입 물량은 13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고, 이 중 중국산 선재 수입 물량은 5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증가하여 전체의 42.8%를 차지했다.
올해 3월까지 일본의 중국산 선재 수입 물량은 월 5,000~7,000톤 수준에 머물렀지만 4월 이후 급속도로 증가했다. 월별 중국산 선재 수입 물량은 4월 1만 톤, 5월 1만7,000톤, 6월 1만 톤으로 3개얼 연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7~8월에는 월 5,000톤 이하로 감소했지만 9월에는 월 1만4,000톤으로 다시 증가했다.
일본 철강업계는 자국 내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제조업 투자 부진으로 인해 선재 수요 부진도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중국산 수입 물량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자국 선재업계 또한 공장 폐쇄 등의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선재업계의 밀어내기 수출이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중국 선재업계의 생산용량은 1억4,000만 톤인에 내수 부진에도 중국 업체들은 감산에 나서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부문 장기 침체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이 본격화될 경우 중국 선재업계의 수출 물량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그동안 판재 부문에 집중됐던 중국산 철강 수입 견제가 선재 부문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산 선재를 포함한 철강재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높일 경우 기존에 선진국과 중국 간 벌어지던 무역 갈등이 아시아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