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윈 바쏭 WSA 사무총장 서면 인터뷰
2025년 탈탄소화, 순환 경제 대응 박차 가해야
고령화 및 숙련 기술자 부족 문제 대응도 중요

세계철강협회(WSA)는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지난해보다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회는 올해 세계 철강 수요를 17억7,150만 톤으로 예상, 지난해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틴 토이링거 WSA 경제위원회 의장은 “주요 글로벌 경제에서 행해지는 이자율 조정을 통한 민간 소비 및 기업 투자 자극, 탈탄소화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지출 등이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협회는 중국의 올해 철강 수요가 지난 해보다 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들에서의 철강 수요는 인도의 성장과 주요 개발도상국에서의 수요 반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4.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선진국들에서의 철강 수요는 유럽연합(EU)에서의 수요 호전, 미국과 일본에서의 완만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1.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협회는 전방산업들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먼저 글로벌 제조업 부문이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주택 건축 부문도 의미 있는 회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시설, 인프라 등 투자에 대해선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글로벌 친환경 전환을 공공 인프라 투자 증가의 기회 요인으로 언급했다.
본지는 철강업계가 이와 같은 글로벌 철강 시장 변화 속, 올해 구체적으로 마주할 주요 이슈, 그리고 취해야할 전략 등에 대해 전자 서면으로 에드윈 바송 WSA 사무총장과 대담을 가졌다.
Q. 세계 철강업계는 미중갈등, 탈탄소화 등 다양한 도전 및 기회들과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철강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이 무엇일까?
A. 글로벌 철강업계는 시장 수요 변화, 기술적 진보, 환경적 요구, 지정학적 변화 등이 이끄는 변혁의 흐름 속, 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철강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야만 점점 복잡해지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경쟁력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혁신할 수 있는 능력, 협력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환경적, 경제적 도전에 잘 대처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철강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세계철강협회는 세계 각국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고, 글로벌 철강업계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안목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본다. 협회가 볼 때 거시적 측면에서 올해 철강업계의 핵심 이슈가 될 사항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우선은 탈탄소화라고 할 수 있다. 철강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탄소 집약적인 산업들 중 하나로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7~9% 가량에 대해 책임이 있다. 각 국 정부는 환경 규제를 더욱 엄격히 시행하고, 친환경 생산 방식을 채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수소 기반 직접환원철(DRI)과 같은 기술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는 순환 경제의 도래다. 재활용과 순환 경제에 대한 강조가 점증하며 철강 산업의 모습을 재형성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강조가 심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스크랩 사용을 증가시키고 폐기물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강(steel)을 재활용하는 것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원생 원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는 중국의 역할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글로벌 철강 동학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지난 10월에 발표한 철강 수요 단기전망에서 우리는 주택 건설 부문의 어려움이 자금조달조건, 높은 비용 등으로 인해 지속돼 올해 철강 수요 둔화세에 추가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요 경제에서 글로벌 경제 역풍의 지속과 제조업 부문 부진을 반영해 수요를 상당히 하향 조정했다. 인도 그리고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내 개발 도상국들에서는 철강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프라 개발, 건설업, 제조업 등에서 특히 그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역들이 산업화 됨에 따라, 이 지역에서의 철강 수요는 증가할 것이고 선진 경제에서의 수요 둔화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
Q. 철강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 등에서 더욱 힘을 쏟아야 하는 부문은 무엇일까?
A. 4차산업시대에 발맞춰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먼저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이 핵심 이슈다. 철강생산업체들은 점점 더 4차 산업 기술을 채택해 나가며, 생산성 강화, 효율성 증대, 비용 절감을 도모하고 있다. 자동화,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이 생산 최적화, 에너지 사용 감소, 품질 개선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고급 합금철 개발도 필요하다. 보다 우월한 특성을 지닌 합금철, 더 가볍고, 더 강하고, 부식에 더 잘 견디는 새로운 합금철에 대한 연구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이 보다 개선된 원료들이 자동차 제조업, 항공, 건설업 등의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Q. 철강산업이 내부적으로 당면해 있어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우선 노동력 고령화의 문제다. 많은 선진 철강제조국들에서, 철강업은 노동력 고령화라는 이슈에 직면해있다. 노동력 고령화는 결국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고, 노하우 등 지식의 간극이 나타날 수 있다. 기업들은 점점 더 자동화 및 디지털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고, 노동자들의 안전 사항을 개선하고 있다.
둘째로는 숙련 기술자 부족 문제다. 철강산업은 새로운 기술들로 현대화함에 따라 전문화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젊고, 기술을 가진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대되고 있다. 철강업을 이끌 다음 세대를 찾고 이들을 훈련시키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돼가고 있다.
※ 에드윈 바쏭(Edwin Basson)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은 금융계에 수 년간 몸담았다가 1994년 남아프리카의 이스코(Iscor Ltd.)를 시작으로 철강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그는 이스코가 미탈스틸(Mittal Steel, 현재 아르셀로미탈)과 합병했던 2004년, 일반 마케팅 전략 책임자 자격으로 유럽으로 건너갔다. 2006년부터 세계철강협회에 합류 하기 전인 2011년까지 그는 유럽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마케팅 및 무역정책, 구매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1년,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에 부임했다. 그는 프리토리아 대학 (Pretoria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4년부터 1990년까지 동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