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처음 겪어보는 것도 아닌데

트럼프 처음 겪어보는 것도 아닌데

  • 철강
  • 승인 2025.02.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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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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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지 한 달도 채 안된 트럼프의 행동과 말 한마디에 주목하고 있다. 1기 임기 당시 행적으로 그의 행동력과 예측 불가능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는 트럼프 1기 때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17년, 첫 임기가 시작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대미 수출 흑자 규모가 크고 가전과 자동차, 철강 등에서 큰 이익을 내고있다며 국명과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면서 압박을 가해왔다. 

실제로 일부 수출 품목에 AFA(불리한가용정보), PMS(특별시장상황 )등 미국서도 개념이 생소한 규정을 총동원하고,  냉전 시기에 재정됐다가 사문화된 ’무역법 232조’까지 되살려 우리 주요 공산품에 고율 관세 부과에 나서는 등 말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옳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결과적으로 가전과 자동차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그가 취임한지 일 년 반도 안 된 2018년 5월에 자발적으로 물량을 줄이는 ‘쿼터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쿼터제는 연간 263만 톤 이하 물량에만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그 이상 물량에는 바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쿼터제 도입 당시만 해도 찬반 논쟁이 격렬했고, 쿼터물량을 어느 품목에, 어느 기업에, 어느 부서에 어떻게 나누냐로 단계마다, 시기마다 갈등을 빚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 2024년 대선 직전, 미국 상원에서 우리 정부에 쿼터를 줄이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쿼터제 시행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결과적으론 임기가 완료된 전 상원 요청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해당 사건은 미국 주류 정치권의 한국 철강에 대한 인식이 ‘쿼터제(약속)를 잘 지킨 국가’로 개선되긴커녕 ‘쿼터를 더 조여야할 국가’로 오히려 악화했음을 확인하는 건이 됐다. 여기다가 이젠 다시 본편 격인 트럼프가 재등장하면서 철강 관세와 기존 쿼터제가 주 논의 대상으로 떠오를 참이다. 

트럼프의 대외 관세 정책에 겪어볼 만한 데로 다 겪어본 우리 철강업계가 이제는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우리 철강업계는 최근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이슈가 발생했을 때도 각각 입장만 내세우면서 내부 갈등만 들어냈을 뿐, 현재까지도 업계 간 갈등 조율에 성공하거나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대미 쿼터제를 받아들인 것에 여전히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이번 트럼프의 재압박에도 내부 갈등만 키우며 힘을 모으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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