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개선은 남의 일”…국산 조선용 후판, 수주 호황 속 꺾이는 판매량

“업황 개선은 남의 일”…국산 조선용 후판, 수주 호황 속 꺾이는 판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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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2.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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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형원 기자 hwlee@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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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용 후판 판매량, 코로나19 확산하던 2020년 제외하면 2017년 이후 최저 수준
저가 중국산 수입 매년 늘어…지난해 140만 톤 육박

지난해 국내 조선용 후판 판매량이 역대급 저점을 기록하며 국내 철강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선용 후판 판매량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제외하면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엔데믹 이후 수주 호황과 안정적인 건조량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 조선용 후판 판매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산업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모두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 135억 달러를 훌쩍 넘는 200억 달러 이상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선박 교체 주기 도래 등으로 인해 신조선가 지수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전반의 활황이 이어졌다. 

국내 조선업계의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 조선해양산업 동향 및 2025 전망'을 통해, 국내 조선 3사의 매출이 평균 7~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내 후판업계는 조선업황 개선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저가 중국산 후판의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국산 후판의 자리를 대체하는 모습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용 후판 판매량은 약 323만 톤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을 제외하면 역대급 저점을 형성했다. 반면 후판 수입량은 210만 톤으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200만 톤을 넘어섰다. 상대적 고가의 일본산 후판 수입량은 65만 톤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으나, 저가 중국산 후판은 137만 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 조선업계가 비용 절감을 위해 국산 후판과 일본산 후판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후판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 후판 판매량이 줄어드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국내 철강 제조사는 중국산 후판의 낮은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반면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후판 가격이 선박 건조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유리한 선택이 되고 있다.

수입 증가세 속에서 국내 철강업계는 반덤핑 관세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거래 형태의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이 지속될 경우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주요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후판이 국내 시장에서 덤핑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 /현대제철
사진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후판.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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